붉은 여신들의 정원 공연에 다녀왔다.
원래 다른 약속이 있어서 못가나 보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약속시간 한시간 전에 급 취소 되서 터덜터덜 한가하게 홍대로 향할 수 있었다.
공연 하신 분들이 서운할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많은 기대는 없었다.
특히나 '시'는 여전히 나와는 거리가 먼 저별 어딘가에 있는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살짝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은 정말 눈물 찔끔 날정도로 멋졌고, 그래서 부다다다 잊지 말아야지 싶어서 후기를 남긴다.
시와의 공연 - 워낙 시와님의 노래는 예전부터 좋아했더랬다. 이번에 붉은 여신들과 함께 하면서 새로 만드셨다는 노래는, 기존의 그것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좀 더, 뭐랄까.... 격렬하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여전히 편안하기만 한 그 목소리에 저런 힘이 담겨있었구나...란 느낌이 들어서 신선했다.
어지의 시낭송 - 자방에서 글로 보던 어지의 시와 목소리로 들리는 어지의 시는 느낌이 확연하게 다르다. 아마도 많은 편견으로 무심히 넘겨버렸던 글들과, 목소리로 내 몸속에 파고드는 시가 많이 달라서 그랬던게 아닐까.
퍼포먼스 - 무엇보다 내가 포스팅을 하겠다는 결심을 남겨주었던 이 관객 참여 퍼포먼스였다. 블로에 올라오던 공연 연습에 관한 글이나, 언니네에 올라왔던 후원의 글등으로 분위기만 느껴가고 있던 퍼포먼스는 충격과 감동 그 자체였다. 음....그 고통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연들.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썬 부분도 있었고, 너무 재밌고 즐거운 부분도 있었다. 기존의 공연들에서 라면 하지 못했을 여러가지 퍼포먼스들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언니들의 열정이, 그 행동력이 너무 멋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페미니즘이 무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도 되었다.
난, 지금 무엇을 꿈꾸며, 무엇을 행동할 요량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덧 - 동네주민으로 거듭난 스*와의 만남도 즐거웠다. 조만간 집에 초대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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