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깟 인정이 무슨 문제이냐 싶지만, 인정받고 싶다.

오늘은 사랑하는 이의 아버님의 제삿날이다.

분명 동생과 어머니 둘이서 분주히 제사 음식을 만들고 있으시겠지.

갑자기 가서 함께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깔깔 웃으면서 일도 돕고, 못하는 나를 장난끼어린 목소리로 타박하기도 하고, 그렇게 하나씩 가르쳐 주기도 하는, 그런 분위기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그사람의 연인으로 파트너로, 한 가족을 받아들여주고 함께 그런 일들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참 소중한 일이다.

하지만, "그깟 가족이 무어길래!" "나는 나, 가족은 가족!"을 생각하기도 하는 나와는 또 참 모순된 일이다.

조심조심 그사람에게 함께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냈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건 가족에게 인정받음으로써 우리 둘의 관계를 좀 더 공고히 하고 싶다는 나만의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잘못된 욕망. 잘못된 방법. 하지만 그걸 꼭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

나의 가족과 다른이의 가족과 그저 인정받고 함께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것. 하지만, '나의'가족에게 더이상 스트레스는 받기 싫은 것. '다른' 가족은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걸까? '인정' 받은 이후의 상황은 왜 생각하지 않는것인지... 욕망 이후의 상황에 눈을 돌리지 않는 내가 참 우습기까지 하다.

'가족'의 문제에 있어서만은 점점 더 어떤 것이 옳고, 어떤것이 바른 방법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2007/09/21 17:12 2007/09/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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