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번째의 퀴어문화축제가 끝이 났다.
10회라는 엄청난 사건에 기획단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서글픔(?)이 있었고,
지렁이 부스 준비라는 난관에 봉착했었지만, 뭐.... 퀴어문화축제는 또 성황리에 끝이 났다.
하나. 지렁이 부스는 작년보다 더 나았다. 아무래도 솜사탕과 손수건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을 해보긴 한다. 덕분에 예년같이 놀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었다. (뭐, 그래도 공연은 거의 본 듯 하다)
둘. 우리의 행사들이 진행될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렇게 신나서 환호하는 우리가 있음에 감동받고, 서로 지지해줄 수 있는 우리가 있음에 감동받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얼굴을 가려야만 하는 사람이 더 많은 현실에 서러워서... 퍼레이드를 하는 내내 눈물을 속으로 삼켜야만 했다.
셋. M의 서포트로 스쿠터'님'을 '모시고' 종로까지 나올 수 있었다. 처음 멀리까지 몰아보는 125cc에 초 긴장했었지만, 집-종로, 종로-신촌, 신촌-종로, 종로-동대문, 동대문-종로, 종로-이태원, 이태원-집 이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사고 한번 없이 신나게 질주했다. 다만, 남산1호터널에서 이태원가는 길을 헤메서 좀 머리가 아팠을 뿐?
넷. 사람들이 캔디는 퀴어문화축제에서 뭘 하냐고 곧잘 묻곤 한다. 최근 몇년간 알아온 이판 이외의 LGBT 친구들에게 난 그런 사람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면 또 혼자 배시시 웃었다.
다섯. 그래서 11회에는 꼭 기획단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절대 퀴어문화축제가 멈추거나 끝나서는 안된다고, 어떻게든 꼭꼭 즐겁게 내년에도 해내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대들의 땀방울과 눈물방울의 가치는 우리 모두가 알고 공감하고 있을껍니다. 그리고 그 힘을 받아서 올해를 지내고, 또 내년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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