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사랑한트랜스젠더.

(음음..사실 보다 좀 졸았다;;)

이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건 다른 것보다 스티브에서 그웬으로 이름을 바꾼 그녀에게 서운해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아마도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름-캔디-을 우리 엄마는 잘 모르고 있고 아마도 알게 된다면, 그리고 내가 집에서 쓰는 이름을 이제는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 엄마 또한 저렇게 서운해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몰려들어서 였을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긴하지만) 트랜스젠더에게 혈연가족의 인정과 지지는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혈연가족안에서 여성/남성으로 인정받고 지지를 받을때, 그들은 그들에 대해서 더 긍정을 느끼게 되는 듯 하다.

혈연가족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큰 것이겠지.

사실 아직 혈연가족에게 내가 하는 일, 나의 모습을 알리지 않고 있는 나에게 이 영화는 조금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용기와 가족들의 점차적인 지지가 부럽기도 하면서, 과연 내가 혈연가족들에게 나는 바이섹슈얼이고 나는 지금 트랜스젠더활동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퀴어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을 하면 가족들은 나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요즘은 조금 더 진지하게 상상을 해보곤 한다.

상상1. 어쩌다가 활동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엄마가 본다. 서울로 올라온다. 끌려내려간다.
상상2. 바이섹슈얼이라고 혹은 여자애인이 있다고 말한다. 엄마가 쓰러진다. 동생이 설득을 해주지만 소용이 없다. 결국은 인연을 끊는다.
상상3. 논문이 나왔다. 주제는 바이섹슈얼. 엄마는 묻겠지. 왜 "그런걸" 주제로 썼냐고.. 나는 주절주절 할말을 생각하고 결국은 말도 안되는 설명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은 늘 부정적이다. 처음에는 엄마는 다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에 엄마랑 이야기 하다가 "여자애인 데리고 와도 놀라지마~~"라고 했더니 "그냥 혼자 살아"라는 말을 들은 후로는 엄마에게 아무 말도 못하게 되었다. 엄마에게 나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아서 여성학을 공부하는 딸일 뿐이다.

여튼 이 다큐는 한번 더 보면서 생각을 해보고 싶게 한다.

나와 가족. 그리고 관계...
2008/04/14 01:51 2008/04/1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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