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 그 대화
D
"여자는 헤어지고 나서도 생각나면 몇번씩 연락하고는 하는데,
남자는 연락하지 말자고 하면 정말로 안하더라?"
M
"모두가 그렇지는 않잖아"
D
"보편적으로 말하는 거야 보편적으로, 한번쯤 연락해줘도 되는데 말이야"
M
"도대체 그건 무슨심보니?"
D
" 밉지도 않고 싫지도 않고 좋으니까."
M
" 그니까 그게 도대체 무슨심보냐고. 모순덩어리들."
" 사랑하면 힘들어도 같이 있어야 되는거 아냐?"
D
" 사랑하고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말했잖아. 똑같은 상황이 뻔히 보인다고.
나는 똑같은 이유로 또 아프고 힘들테니까"
M
" 그렇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주는 데도?"
D
" 그런 확신을 줬니?"
M
" 글쎄, 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
2. 그 대화에 대한 나의 생각(열어보세요)
좋아하는것과 사랑하는건 다르지.
사랑하더라도 그 수위에 따라 다른거지.
사랑을 했었어. 하지만 지금은 달라.
누군가의 말대로 사랑을 하던 그때의 그사람, 그때의 나. 그때의 추억을 사랑하는 걸지도 몰라.
그리고 그 추억에는 고통도 고스란히 녹아있겠지.
그때만큼 열렬하던 사랑도 없어. 인정하지 어느정도 사랑한다고. 한순간에 사랑이 사라지는건 아니니까.
열렬하지도 않은데, 고통이 너무 크게 박혀있어.
그때는 피를 흘리고 온몸이 찢겨도 좋았지만, 이젠 아프고 싶진 않은거야.
그래서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거야.
그래도 외로우니까. 오랫동안 나를 알았고 많이 알고 있으니까. 서로 아프지 않을 정도의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거야.
전만큼 사랑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 고통을 감수하며 만나야 하는거지?
확신을 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돌아서지 않았다는건,
1. 상대편에게는 그게 최선을 다한거라 생각이 안들었던가,
2. 최선을 다한다 치더라도, 바뀔꺼라 생각하더라도 그때의 고통을 치유받을 수는없을꺼라 생각하는 것
이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전만큼 사랑하지 않으니까"
그게 모순인가?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만나고 싶고, 데이트 하고 싶은게 모순인가?
내 몸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나를 아는" 그 사람을, "나를 위로할 수 있는 그사람"을 만나고 싶은건데. 그 사람은 내가 '사랑하던' 사람의 '전부'가 아니잖아. 그 사람의 '그부분만' 필요한거야.
왜냐? 나는 외롭고, 힘들고 위로받고 싶고 즐겁고 싶은데, 따로 누군가를 만나기는 어렵고, 다시 그 긴 시간을 투자하기는 어려움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이사람, 그런 부분에서는 그다지 나쁜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무엇보다
당장 "내가" "필.요.하.니.까"
물론, 상대편에서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면, 그건 이용이지. 이기적인거야. 인정해.
난 너를 그때 그만큼 사랑하고, 잘못한 부분은 반성하고 더 사랑할테니 돌아오렴?
내가 너를 사랑하는 동안, 너는 그만큼을 보여주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힘들게했어. 나를 돌아가지 않겠어. 그 고통이 너무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와의 추억은 정말 좋기만 해. 내가 그만만나자고 했지만 그래도 나도 지금 힘든데, 그렇다면 나랑 그냥 좀 즐겁게 놀아줄래? 그정도는 해줄 수 있는거 아니야? 혹.시. 모.르.지 그러다가 다시 내가 눈이 삔다면 너에게 돌아갈지도. 하지만 그럴것 같지는 않아. 그래도 적어도 너에게 이게 기회는 한번 될 수 있을꺼 아니야.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니 그만큼의 기회는 줄께. 여튼, 이것도 기회잖아.
좀 자유롭고 싶어. 난 "오로지 너만" 봤거든. 나도 지금은 나를 즐기고 싶어. 한편으로는 네가 그리워. 하지만 너와 헤어지고 내가 얻은 부분들 또한 크다는거 부인할 수 없어. 지금 돌아간다면 그 부분을 다시 포기해야 할꺼야. 누가 강요해서도 아니고 나 스스로 그렇게 할꺼야.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내가 여자들의 생각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적어도 나의 생각은 이렇다고.
사랑할때 난 정말 최선을 다했으니, 그냥 내버려두면 안되겠냐고. 정말 미안하다면 그냥 그정도 나에게 해주면 안되겠냐고. 지금 나에겐 딱 그만큼이 필요한거라고. 그때의 그 사랑이 필요한게 아니라. 그때 못다한 사랑이 필요한게 아니라, 딱 그만큼만이 필요한거라고.
또 그 사람은 그글에 대한 답변을 남겨주었다.
3. 이건 M의 답변(이것도 열어보세요)
똑같군.
이해하겠어, '머리로만'
이거 정말 너무 이기적인거아니야?
물론 서로 깨끗히 물러나고 합의했다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때의 그 사랑이 필요한게 아니라, 못다한 사랑이 필요한게아니라. '딱 그만큼만' 필요한 거라는말
충분히 이해하겠어.
똑같은 논리를 펼치고 있으니까.
그치만 그건 절대적으로 당신의 이기심이란 거야.
또한 돌아선 '그'에 대한 당신의 욕심또한 말도 안되는 거란거지.
당신이 이런 논리를 펼치는 것과 마찮가지로 그는 당신을 묻었어.
그게 그의 방식인거야.
당신 방식대로 저런식의 것들을 강요 혹은 원해놓고.
그가 택한 방식에대해서 존중하지 못하는것은 제대로 모순이잖아?
'내 몸에 남아있는 잔재'
나에게서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 추억과 기억들 때문에
'그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느냐' 라고 물었다면
당신은 그럴 권리, 자격따윈 없어.
당신은 그를 '찼으니까'
당신은 그를 차면서, 그 모든것들을 감수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먹어야 했어.
사랑을 버리고 자신을 택해놓고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당당해서 그런말들을 하는거야?
그가 당신에게 매달릴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지?
'그'는 결혼했어.
아이도 생겼고.
당신은 말그대로 '묻힌거야'
나도 아마 '묻겠지'
아주 깊숙한곳에 묻어두겠지.
그도 나처럼 미친듯이 아파했을거야.
내이야기가 모든 남자의이야기를 대변할 순 없겠지만.
'딱 그만큼까지만' 바라는 그녀는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는' 그로 하여금
포기하게 만들어.
내사람이 아니니까, 더이상.
그 후에 저 글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글쎄..역시 말로는 잘 설명이 안되는것이..
그래서 한번 더 적었다..나의 생각;;
4. 그리고 다시 나의 답변(이것도 역시;;)
말로는 백날해봤자 내가 어리벙벙하고 마니까..나의 정리차원에서..
포기해주기를 바라는 것일지도.
더 오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쪽에서 단호히 끊지 않는 이상,
마음을 받는 사람은 끊을 '필요'가 없잖아. 왜냐 '손해'날건 없으니까.
마음을 받는것이 스트레스가 아닌 이상, 그 마음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던 나는 손해날 것이 없거든.
이기적이야. 소름끼치게 이기적인 마음인거야. 나도 인정하잖아.
그런데, 권리? 자격? 그게 무슨 소용인거지?
당연히 그 모든것을 감수하겠다 마음을 먹으면서 헤어지자 말하는거야.
하지만 내가 '누려도 괜찮을 것만 같은' 권리를 흘려주는 사람은 누구였던거지?
내가 권리일 수 없는 권리를 행사하고자 했을때 '묵인'하고 일정부분 '받아들인' 그사람은 누구지?
그렇다면 그건 일종의 합의 아닌가?
그 기간들은 일종의 합의의 기간들이었다고 생각해.
나에게도 그사람에게도 정리가 필요한 시간들이기도 했고.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그러다가 '이건 정말 아니야'라는 생각이 누군가에게 들게되면
이제 정말 그 '합의'는 끝나게 되는거지.
나같은 경우는 그 사람의 단호한 결의가 있었었고.
그렇게 우리의 미약한 합의는 정말로 'The End'가 된거야.
지금의 난 그 사람에게 아무 강요도 하지 않아.
내 마음을 적어내리는것 또한 강요라 말한다면 그건 너무한거 아닐까?
그사람에게 닿지 않을 범위내에서라면 내가 무슨짓을 한들 무슨 상관이겠어.
그사람에게 닿지만 않으면 되는거잖아.
참! 다만, 나의 최근 그'행동'은 나도 그다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건 일종의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이었던거지.
나의 최악의 '스트레스 해소방식'중의 하나일 뿐이야. 그걸 다른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
* 사랑과 이별 이라는 것 만큼 어려운 주제가 어디있을까..이야기를 해도 좁혀지지 않는 부분이 있고, 설명하고자 해도 설명이 아니되는 부분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