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다.

연애를 하고 싶다는 두리뭉실한 망상은 있지만, 그와 더불어 연애를 할 수 없을것이라는 두려움만 더욱 커져간다.

일단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지금은 더 큰 상태에서,

어떤 바이섹슈얼을 만나건 레즈비언을 만나건 나의 '상황'들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것은 압박으로 다가온다.

전에 연애를 했던 어떤 친구는 '왜 그런 운동을 해야 하느냐?'라고 물었었다.

트랜스젠더 운동을 하는 바이섹슈얼. 여자보다는 남자랑 연애를 한 기간이 더 길고,

그 외에도 내가 평생을 함께 가져갈 여러 인간관계들을 다 설명하고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남자를 만난다면?

그 두려움은 배가 된다. 소위 말하는 '이판'에서,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의 연애를 지지해주겠지만, 이성연애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는 약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앞의 저런 내용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이전까지 내가 소망해왔던대로 같이 운동을 하는 곳에서 사람을 만난다는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 보이며, 이전의 연애들을 돌이켜 봤을때 그것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 또한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연애같은거 생각안하고, 혼자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활동을 하는 것은 나에게는 과거이며 현재이며 또한 미래이다. 지금으로서는 되도록이면 오랜시간 계속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욕망인데, 연애를 하면서, 남들이 하는 것과 같은 변변한 데이트도, 선물도 해주지 못할 내가 눈에 보인다.

게다가 대학원생. 과연 공부화 활동만으로도 버거워하는 내가 연애까지 할 수 있을까?

연애할 사람도 없으면서 맨날 이런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거듭하면 할수록 누구에게든 선뜻 손내미는 것이 두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질 뿐이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그사람의 삶을 지지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듯이 그사람또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봄은 다가오는데, 아직도 바람이 차다. 필시 이건 내 마음속에서 몰아치고 있는 바람들 때문일 것이다.

2009/02/25 00:18 2009/02/2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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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랙 2010/05/28 02:47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ㅜ ㅜ 저도 그런 사람 생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