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2005년 10월 그때,
엉엉 울면서 헤어지자 말했던 그때,
언제 다시 그렇게 울까 싶을만큼 종일 울고 또 울었던 그때가 갑자기 생각이 났어.
그때,
너랑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힘들었던, 그 서울 생활을 접고
너의 따뜻하던 손을 잡고 그 작은 시골마을에서,
그렇게 결혼해서 살았으면 어땠을까?
지금의 네 곁에 있는 사람과, 지금의 네 곁의 이쁜 아가가,
나였고, 나와 너의 아이라면...
그 삶에서 난 행복할까?
가끔 되새겨보기도 해.
내가 선택한 삶, 그리고 내가 놓아버린 또다른 삶의 모습.
그때 결혼했더라면...
난...행복해졌을까?
그 나름의 행복이 있었겠지?
나를 사랑해주는 네가 있고, 우리 아이가 있고,
우리의 삶이 있겠지...
이렇게 녹록치 않은 인생을 느낄때마다,
네가 생각이 나.
항상 나를 격려해주고, 힘을 주던 네가.
婚의 삶이란것 또한, 그렇게 쉬운게 아님을 충분히 보아왔음에도,
비혼의 삶에 불만족스러운게 아님에도,
그래도 네 생각이 나는건
"캔디 너는 못하는게 없잖아. 넌 뭐든 잘할 수 있어. 하고싶은건 다 해봐"라고 말하던
연애시절의 너때문이겠지.
(나중에서야..."결혼하면 못할테니 다 해보라는 의미였어"라는 너의 말에 허걱하긴 했지만..)
여튼!
으쌰쌰쌰! 난 이렇게 비혼으로, 너와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어.
가끔은 외롭고, 가끔은 힘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어하던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어.
멋진 남자친구도, 예쁜 여자친구도 만나봤고,
무미건조한 회사원의 생활 해보고, 정치판에서도 있어보고, 지금은 공부도 하고 있어.
내가 너에게 이야기하던 소소한 나의 꿈들을 아직 다 이루진 못했지만,
언젠가는 그것들도 하나씩 다 이룰 수 있을것 같아.
너와 결혼하지 않음으로 해서 얻을 수 있게 된 것들이겠지..
우리 이제 예전같이 연락하고 지내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렇게 따뜻하게 꺼내어 볼 수 있는 추억을 준 너에게 감사해.
흔들리며 살던 나에게 따뜻하게, 똑바로 서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던 네가 있었기에,
내가 조금은 더 힘차게, 자신감있게 살 수 있게 된거니까..
네가 너의 婚의 삶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는것처럼, 나도 내 비혼의 삶에서 신나고 즐겁게 살아갈께.
너는 너의 그 자리에서, 나는 나의 자리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것. 그게 중요한거잖아.
23.03.08
나의 따뜻한 추억에게....캔디.
Trackback Address :: http://candyd.com/tt/trackback/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