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가 줄래


노래 하키(Hockee)

내가 원하는건

너의 펫
나를 주워가지 않을래

후회는 없어
선택은 한번
단 한분의
주인님으로 섬길게

그렇게 예쁘지는 않지만
그렇게 영리하진 않지만

웃겨줄거야
기분이 우울한 날에도

날 좀 주워가
여기서 기다릴게
날 좀 주워가
절대 물진 않을게
그리 나쁘진 않을거야
날 좀 주워가
내가 보이지 않니
날 좀 주워가
너무 오래 기다리게는
하지마@


 다시 귀에 막막 들어오면서 다시 미친듯 듣고 있다.

그렇게 누가 날 좀 주워갔으면 하는건지 에헤-

2007/10/17 23:05 2007/10/17 23:05

사실, 주위 사람들은 그다지 해리포터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 굳이 영문판까지 사가면서 그걸 읽느냐는 사람도 있었으니...
"순전 개인 취향이예요~"라고밖에 말할 수 없지만,
뭔가 해리포터는 나에게 좀 특별하다.
처음으로 읽은 두꺼운 영어 원서가 해리포터였고, 그 후로 두꺼운 영어책도 그냥 읽으면 읽히긴 한다! 라는 것을 나에게 알려준 것이 해리포터였던거 같다.

그리하여 한달도 넘는 시간을 투자한 끝에 드디어 지난 주말 해리포터를 다 읽을 수가 있었다. 해리포터가 마지막 권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나의 궁금증은 역시 "볼드모트와 해리는 어떻게 싸우고, 해리는 어떻게 이길 것인가" "론과 헤르미온느의 연애는 어떻게 마무리 될 것인가"였다.

 해리는 주인공이니 역시 죽지 않을 것이고 어떻게든 해피 엔딩이 될 것인데, 그렇다면 중요한건 "어떻게"인 것이니까.

사실 전권들보다 이번권은 더 읽기 어려웠다. 물론 내가 그동안 영어 공부를 등한시 한 탓도 있었겠고, 기억력이 딸려서 앞 내용이 기억이 안나는 이유도 있었고,(그래서 급기야 5권과 6권을 다시 읽어야 했다) 그 외에도 수만가지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5권을 읽을때는 일주일에 끝났던 읽기가 이번엔 한달도 넘게 걸렸던게 아닐까.

 영어원서를 읽는것은 사실 공부라기보다는 뭔가...나의 능력을 그.나.마 유지시켜주는데 목적이 있는것도 같고, 내 맘대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주는것도 같다. 내 맘대로 해석하면서 봤으니 틀릴수도 있지만, 대강 자기만족을 주기엔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여튼 그렇게 해리포터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궁금하신분들을 위해 내용을 말하자면, 해리가 이겼다. 그리고 헤르미온느와 론도 잘 되었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더이상은 스포일러일테니, 나머지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번역본이 나오실때까지 기다리시길~
2007/09/04 19:55 2007/09/04 19:55

something 2007/08/18 13:48


그 사람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을때, 그때의 나른한 느낌을 난 잊을 수 없다.

붕어와 맞먹는 기억력을 가진 내가 그 오래된 느낌을 기억하고 있다는 건 상당히 기묘한 일이다.

그날은 아마도 따뜻함이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 봄날이었다. 그 사람과 나는 한가로이 길을 거닐고 있었다. 그 사람과 나는 알게 된지 한 달 쯤 된 사이였다. 우연히 일을 하다가 만난 사람.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 있잖아. 잘 모르지만 만나면 "아~ 안녕 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하며 반가운 듯 인사를 나누는 그런 사이.

 그러니까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우린 정말 별 사이도 아니었다는 거다. 그저 날이 따뜻했고, 회의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한가로이 거리를 좀 거닐 시간이 생겼을 뿐이다. 그 사람 또한 걷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

 함께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특별하다. 나는 학교에서 움직이는 일 이외에 애인을 제외하고는 함께 오랜 시간 거리를 거닐어본 기억이 없다. 함께 걸을 필요가 없는 거리를 걷는 건, 일종의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날같이 날씨조차 따뜻한 날은 그 따스함조차 함께 나누게 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따스함을 함께 나누는 사람. 그게 그날의, 그리고 지금의 그 사람이 되었다.

 나는 본래 걷는 걸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어제도 한밤중에 뛰어나가 한강을 따라 한 두어 시간을 걷고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 밤에 잠을 자고 있는데 스산한 바람의 냄새가 나를 부르는 거다. 뭔가 유치한 표현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을만큼 난 그 냄새에 취했고, 미친 듯 걷다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는 거리에 도착해 있어 택시를 타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여튼, 이렇듯 나에겐 걷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거다.

 그래서 내가 "아- 시간도 여유가 있는데 전 사무실까지 좀 걸어볼까 봐요"라고 했을 때, 다른 사람들의 뜨악한 모습을 뒤로하고 "앗! 그래요? 그럼 저도 같이 걸어요."라는 대답을 해주는 사람을 보는 순간 나는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사람과 나는 종로에서 시청을 거쳐 홍대까지 꽤 오랜 시간을 걸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을 그 긴 시간을 그 사람은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으로 함께 해주었다.

그렇게 걷는 내내 나는 혼자 신이 나서 뭔가 잔뜩 떠들어댔었고, 그 사람은 웃으며 응수를 해줬다. 그렇게 걷고 걸어 도착한 한낮의 홍대 앞 놀이터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밤의 시끌벅적함에만 익숙해졌던 탓일까. 나름의 고요함을 가지고 있는 그 기이한 공간에서 몇 시간 동안 걸었다는 자각과 함께 온몸이 쳐지기 시작하는 거다.

퓨즈가 나간 로봇마냥 나는 그렇게 넘어지지 못해 앉아있었다. 그 내리쬐는 햇살을 여과 없이 맞으며 광합성을 하는 이파리인 마냥 그저 그렇게 멍- 하니 한참을 정신없이 있었나보다. 내 머리로 손이 내려왔다.

햇살사이로 내려온 손이 내 머리에 안착했고, 가벼이 쓸어 넘기듯 내 머리를 토닥여줬다. 그 순간 나는 한 마리의 고양이가 되어 그 사람의 손에 머리를 부비며 충만한 나른함을 느낄 수 있었다. 햇살 안에는 내가, 햇살이 가려진 곳에는 따스한 그 사람의 손이 있었고, 그 손은 나의 모든 감각 속으로 파고들어와 예민하던 그 감각들의 끈을 하나하나 풀어 주는 것만 같았다.

그 순간 나는, 아니 내 머리는 그 사람을 아니 그 사람의 손을 마음깊이 원하게 되었다. 그 느낌은 너무도 강렬해서, 뼛속까지 파고들어 나를 도취시켰으며 그 중독이란 어떠한 환각제보다 -적어도 나에게는 - 더 커다란 것이어서 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내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여기가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사람의 손을 처절하게 원하게 되었고, 그 간절함은 인간의 도덕을 뛰어넘는 그 무엇이라 말할만큼의 것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그것도 그 '찰나의 순간'에 말이다.

나는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 시간 현재 이 현실에서 살고 있는 인간이라 불리우는 존재이며, 그러하기 때문에 인간의 도덕을 따라야 아무런 불편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임이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사람의 손을 - 이 사람이 아니라 - 원하고 있는것이다. 그것도 이 사람의 손이라기 보다 이 사람의 손이 나에게 준 그 나른한 느낌만을 지속적으로 원하고 있는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첫 생각은 그 손을 강탈하는 것이었다. 그 손을 어떻게들 잘라내어 내가 소유하는것. 하지만 그런 방법은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그 따스함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었다. 잘라낸 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르말린 처리를 해야 할 것인데 그렇게 하면 그 손은 더이상 움직일 수도, 어떻게 할 수도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두번째 방법은 그사람을 계속 만나는것이었다. 그 사람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사람은 나에게 그 손의 따스함을 지속적으로 전해줄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 방법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나는 원치 않는 감정적 신체적인 소모를 계속 해 나가야만 할 것이었다. 과연 그 방법을 현명하다 말 할 수 있는가.

이러저러한 생각들이 머리를 휩쓸고 지나가는 동안, 하늘은 붉어지던 시간을 지나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 사람을 다시 만날 시간은 또 언제가 될지 모르고, 내 마음은 급해져만 갔다. 어떻게든 생각의 정리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당장 그 손을 포기한다 생각하기엔 나의 간절함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나를 잃지않고, 내 것을 잃지 않고 그것을 얻는 방법. 설사 그에게 치명적이 되더라도 나는 그 것을 얻어야만 했기에 그 순간의 나는 악마와의 계약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아마 그렇게 했을것이 자명했다.

그래서 난 선택을 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따스함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저 그 손을 원할 뿐이며, 그러하기 때문에 그 손만을 가지기로 결심을 했다.

사실 처음부터 선택의 여지따윈 없었던 것이다. 손만을 원한다면 손만을 가져야 하는 것이었고, 나는 다른 모든것을 포기하더라도 첫번째 선택 이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난 그 손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기가막힌 발생을 생각해 낸 나에게 찬사를 보내며 나는 그 밤을 손과 함께 보냈다. 하지만 그 다음날. 나는 나의 잘못된 결정에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젠장. 내가 원하는 그 손은 적당한 높이에서 나에게 안착해야만 하며, 그 날과 같은 햇살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그렇게 걷고난 후 피곤해진 나의 상태에서라야만 갈구되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그 시간동안 고민하고 쥐어짜낸 이것들은 다 무어란 말인가. 결국은 전후를 망각한 과도한 욕망과 집착만으로 쓸데없는 고생을 했다고 밖에 할 수 없게 되어버린것이다.

사람의 욕망이란 이렇게도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일까. 지금의 나는 후회하고 후회하며 그 기억에 파묻히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다.

나의 나른했던 봄날에 대한 기억은 단지 순간의 찰나의 기억이었을 뿐이다.

그 순간과 찰나의 욕망은 한가지에 대한 갈망이 아니라, 그 복합적인 모든것들에 대한 간절함이었음을 왜 나는 알지 못했던 것일까.

결국 나는 그 잊을 수 없는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며, 말라비틀어진 손가락들을 만지작 거리는 것을 많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의 욕망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를 데려가 주지 못했으며, 그 선택의 끝에서 나는 절망하고 절망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욕망. 선택. 그리고 후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되풀이.


그게 '나'라는 인간이며, '나'라는 인간의 한계인것일까.

되풀이 하는 실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나는 다시 길을 걷는다. 이번엔 좀 더 따뜻한 손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2007/08/18 13:48 2007/08/18 13:48

밤늦은 시간, 전부터 개봉하면 꼭 보겠다 생각했던 해리포터를 보기위해 상암 CGV로 향했다.

사실 오늘 내내 그렇게 고민하고 생각했으면서도 막상 상암에 가는 그 순간까지도 해리포터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던것이 더 신기할 정도이다.

뉴스에서 보았던 대로, 그리고 여러사람들의 블로그들에서 보았던대로, 홈에버의 그들은 투쟁중에 있었다. 다만 내가 생각치 못했던 것이라면 수많은 닭장차가 그 앞을 가로막고 있어 그렇게 많은 현수막마저 나는 제대로 읽어낼 수 없었으며, 전경들로 둘러쌓여있는 그들을 저 건너에서 지켜보며 들어갈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암울했고, 우울했다. 저들은 저 안에서 저렇게 싸우고 있는데, 나는 여기서 영화나부랑이나 보자고 왔다는 것인가. 내가 생각한 활동가는 무엇이었으며,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같이 영화를 보러간 M과 한숨을 토하며 들어갈 방도가 없는지 잠시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저 건너에서라도 그들을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 그들의 상황은 여전했다. 막혀있는 틈 사이로 피곤한 얼굴을 부여잡고 앉아있는 이들을 보면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함께 한다는 것. 싸워야 할것들을 함께 싸워나가는 이들을 지켜보는 일이 이렇게도 가슴이 쓰린 일인줄 예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분명 예전에도 나는 수많은 곳에서 그렇게 싸우는 이들을 보아왔었는데, 그때는 무심히 그렇게 넘겼던 수많은 일들이 이제는 내가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밀려들어온다.

내가 그곳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그 근처에 차마 발길을 돌릴 수 없을것 같다. 나는 속속들이 파고드는 그 죄책감과 고민의 지점들이 나를 콕콕 쑤셔온다.

덧. 그래도 해리포터 보는 동안은 또 재밌다고 봤다; 예전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볼만하더라. 다만, 다음편이 마지막인것은 다행이다. 두편을 더 볼만큼은 더이상 아닌거 같아.

2007/07/13 04:43 2007/07/13 04:43

성전환자 인권연대 지렁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정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기는 하지만, 외부의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꽤 많이 함께 활동해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지렁이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을 하게 되면서, 도대체 인권단체란 무엇일까, 어떤 운동을 하는것이 인권운동일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성전환자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호소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대변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는 성전환자 인권연대 지렁이. 우리는 일단 타이틀이 '성전환자'이고, 많은 활동가들이 성전환자 당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권연대라는 타이틀을 걸고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물론 많은 사안들에 대해 연명을 하고,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의문스럽다. 인권단체가 해야 하는 일은, 그리고 지렁이가 해야 하는 일은 도대체 어디까지인 것일까.

이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된것은 최근의 이랜드 사태때문이기도 한데, 많은 인권단체들이 상암 홈에버에 지지방문을 가고, 함께 투쟁을 벌여나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우리도 함께가서 투쟁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방식으로 어떠한 지지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우리의 연대에 기뻐할까? 수많은 의문들이 머릿속을 파고들어간다.

물론, 정해져 있는 방식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단체마다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이 다를 것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바도 각각 다름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인권' -인간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묶여 있는 것이다. 다양한 인간의 권리를 이야기 하고, 인간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것이 인권단체일꺼라고 난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이름'에만 너무 골몰한 나머지 성소수자의 인권(혹은 성전환자의 인권) 외의 것은 너무 등한시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지 지금 우리의 여력이 안되고, 우리의 바탕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우린 너무 많은 다른 사안들을 등한시 하고 있는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단지 연명해서 이름하나 더 올려주는것으로 충분할까? 라는 생각도...

그리고, 지금 나는. 지렁이의 활동가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과연. 다른 수많은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분개하고 함께 해야 함을 고민하고 있기는 한걸까?

내가 생각하는 인권이 무엇인지. 그리고 내가 참여할 수 있는, 혹은 참여해야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 할 듯 하다.
2007/07/12 21:00 2007/07/12 21:00

* 집에 와서 컴터를 켜는 순간, Ichae의 블로그에 마이링 모임에 못갔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헉스. 잊고있었던것도 같고, 모르고 있었던것도 같고... 저번 액션박람회때도 못가서 엄청 아쉬웠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또 놓친것만 같아, 아쉽기 그지없다. 뭐, 또 볼 기회가 있겠지.

* 마이링 모임에서 KTX 집회에 지지방문을 간다는 글을 읽었다. 아- 함께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랜드 건도 그렇고, 사회에 점점 더 관심을 가져가는 내가 신기하다. 당에서 일할때는 관심을 가져가는 내 모습이 당연히 내가 정당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곳이 아닌 곳에 서있는 나도 여전히 사회의 많은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게 된다. 이것은 내가 스스로 사회의 일원이라 생각해서 일까? 아직은 어떤 관점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것인지 스스로에 대해 100% 이해할 수는 없는 상태이지만, 그래도, 관심이 가고, 한번 찾아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이놈의 사회는 왜 이따위로 돌아가냔 말이다.

* 마이링은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 사실 저리도 멋지고 글빨날리는 언니들이 보글대는 이곳에 첫 발을 들여놓은 계기가 된 것도 마이링이었고, 완전 사랑하는 친구이신 이채씨와 더욱 친해진 계기도 마이링이었고, 이곳의 언닌들을 보면서 늘 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곳도 마이링이다.
 그래서 뭔가 더 열심히 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내가 뭔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건 역시 많은 언니들을 더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배우는 것 밖에 없지 않을까.

* 지난 모임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것 같다. 지리산 종주라니. 오오. 체력을 좀 길러서 가볼까? 라는 생각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다^-^
2007/07/12 10:11 2007/07/12 10:11

5.18이 돌아왔다.

작년에도 이맘때쯤 5.18이 돌아온다는 글을 쓴적이 있다.(이것이 작년에 쓴 5.18에 관한글)

작년도 올해도 별반 다를 것은 없다. 서울은 여전히 조용하고, 인터넷에서는 개념없는 이들이 헛소리를 한다.

기억해야 할 것과 기억되어야 할 것들이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한다. 아무리 정치적인 색깔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아무리 사회에 관심이 없다고 해도, 나는 5.18이 되면 분노하고 서글퍼하며 감상에 젖기도 한다.
20여년이 넘게 살아오며 세뇌된 것이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단지 내가 '광주' 출신이기 때문에 5.18을 그토록 열심히 생각하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하지만 이것은 세뇌의 문제라기보단, '기억'의 문제가 아닐까. 내가 자라며 보아온 것들, 내 눈이 내 몸이 내 무의식이 기억하는 것들은 나에게 잊지 말라 말한다.

“글쎄 그게 잊고 싶다고 잊혀지는 게 아닙디다. 그런데도 세상은 자꾸 잊으려고 해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이 많은데…” 유족 박주원(58)씨의 넋두리는 5ㆍ18이 ‘역사’가 아닌 ‘과거’로 묻혀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 어느 뉴스 기사 중에서

그렇다. 잊고 싶다고 잊혀지는 것일 수가 있을까. 과거이자 현실이고 또한 미래일 수 밖에 없는 기억들.

모든이에게 '좋은 말'이 나올 것은 기대하지도 않는다. 역사적 맥락이고 뭐고간에 사람들의 생각은 각자가 다 다르니까. 하지만, 잊지는 말라고 말하고 싶다. 아니, 적어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을 헐뜯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 지워지지않는 흉터이고 상처이고 한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은 알아야 한다. 나에게서마저 사라지지 않는 이 역사의 흔적을, 당신들은 알아야 한다.



* 5.18 역사알기(자료출처 : 5.18 역사재단)
-
발생배경 / 항쟁의의 / 상황일지 / 전개과정 / 관련현황 

* 강풀의 '26년'
*
영화 '화려한 휴가'

2007/05/18 10:20 2007/05/18 10:20

숨이 턱-하고 막히는 글을 읽고 싶다.
그런 글을 읽게된다면 뭐든지 할 것만 같다.
숨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 숨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뭐라도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버렸다.

요즈음은 아무 생각도 필요없는 것들만 보고 읽었다.
가슴이 막히는 글들만 보고 있다.
이렇게 가슴이 막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2007/03/24 15:58 2007/03/24 15:58

1. 왜 공부를 하고 싶어요?
    - 일을 하면 할 수록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내가 멍청하다는 자각을 하게 되요. 정말 괴로워요. 그래서 점점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2. 어떤 공부를 하고 싶어요?
- 일단 성소수자와 여성에 관한 좀 더 이론적인 공부들을 하고 싶어요. 아직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바조차 없는거 같아서, 이론적 기반이 필요한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구요. 요즘은 다이애너 기틴스의 "가족은 없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거기에 나오는 수많은 이론가들에 대한 기반 지식이 없으니까 읽으면서도 종종 답답함을 느끼거든요.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데 이 생각을 받아들이는데만도 지금은 급급한것만 같아요. 성소수자에 관한 부분도 마찮가지예요. 저번에 위원회 세미나를 하면서도 느낀거지만 말을 이해하기에도 급급해서 정작 이야기 해야 할 부분들을 못하고 있는 것만 같아요. 연구모임등에도 함께 하고 싶은데, 지초가 부족한 나라서 폐만 될것 같아서 못들어가겠어요.

3. 그럼 그냥 혼자 공부해도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대학원에 가겠다는거죠? 그것도 특별히 전공하는 교수등도없는 전공을 가지고 말이예요.
- 이왕에 공부하는거 학위까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것도 사실이구요.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소망이 있는 것도 같아요. "학생"의 로망이 있는걸까? 돈도 없는게 꿈같은 소리인것도 같지만요. 그리고 대학원에 가면 뭐랄까... 뭔가 좀 더 다양한 것들을 함께 배울 수 있을것 같아요. 내가 혼자 정리하려 애쓰지 않아도 누군가 도와주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구요. 스터디를 해서 공부를 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지금 내 상태를 공부하고 함께 공부할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함께 그 상태를 정리하고 공부하자 하는것도 누군가에게 폐가 될것만 같아서 망설여져요.

4. - 사실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요. 나의 게으름을 알고 있으니까. 어마어마한 열정을 불어넣어주지 않는 이상 나는 슬렁슬렁 겉만 훑다가 말것만 같아요. 대학원은 새로운 기회잖아요. 새로운 기회 속에 들어가면 뭔가 열정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렇게 혼자 공부하다가는 생각만 하다가 또 허송세월을 보낼것만 같아요.
 
5.  - 응. 뭐든 공부하고 싶은거예요. 어쩌면 그게 미술이여도 좋고 음악이여도 상관이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 난 내가 있는 분야에서 더이상 꿀리는게 싫어요. 더이상 입만 다물고 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만 있어야 하는게 싫어요. 자존심이 상해가는거 같아요. 그래서 더 이쪽 공부를 하고 싶은걸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일단 "학교"라는 매개체를 선택하려고 하는것일지도 모르겠어요.

6. - 나에게 맞는 "방법"과 "함께할(혹은 처음에 좀 이끌어줄) 누군가"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열정"을 줄 수 있다면, 대학원이 아니라도 괜찮을것 같아요. 그게 솔직한 심정인것 같아요.
2007/03/22 16:31 2007/03/22 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