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응답하라1997에 버닝을 하고 있다.

내용이 재미진 것도 있지만, 그때의 내가 떠올라서 슬며시 민망한 웃음이 지어져서 더 재미를 느끼는 것도 같다.

기억 1. 너는 HOT? 나는 서태지.
10대의 가장 큰 기억은 역시 서태지이다. 서태지의 등장부터 은퇴까지. 태지님이 앨범을 끝내고 들어가고 또 다시 나올때마다 학원도 가지 않고 티비 앞에 붙어앉아 새 노래를 들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더랬다. 내 친구 중에 서태지의 팬들이 몇이 더 있었는데, 한명의 꿈은 서태지의 집 가정부였다. 언강생심 마누라같은 지위는 꿈도 못꾸던 순진했던 아이들이었다. 또 한명은 노력하며 태지의 노래를 외우지 않았다. 태지님의 노래는 감상해야 하는 것이지 따라 부르는 것은 하면 안되기 때문이었다.
 서태지가 은퇴하던 그때, 엉엉 울었던 나를 기억한다. 은퇴 이후로 나는 더이상 서태지에게 최선을 다하는 팬이 되지 않았지만, 그때의 마음만은 오래토록 기억에 머물렀다.

기억2. 통신망
나의 통신의 시작은 아마도 하이텔이었다. 동생이 어디선가 통신 단말기을 받아온 후, 나는 밤마다 단말기에 이불을 씌운 채 01410을 열심히 눌러댔더랬다. 하지만 하이텔은 매달 돈을 내야 했고-ㅁ-; 돈이 없었던 나는 무료 통신망을 전전했다. 그리고 눌러앉았던 곳은 신천지. 신천지가 종교와 관계된 곳이라는 것은 대학가서 한참을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었고, 그당시 신천지망은 나에게 그저 편안한 무료 통신망에 지나지 않았다. 블루러브, 제우스 etc... 내가 활동하던 동호회들. 그 당시의 친구들과 지금도 간간히 연락을하는데, 그때의 생각을 하면 슬며시 웃게 된다. 거기서 첫 연애를 시작했다. 캔디러브 / **러브 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던 커플 아이디는 친구들에게 어찌나 놀림을 받았던지. 그래도 좋았던 순수했던 어린시절. 같은 대학에 가자고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가슴아파했던 그때. 나의 10대였다.

뭐... 이런저런 기억들이 많이 떠오르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
2012/08/22 00:56 2012/08/22 00:56

2002년에 처음 운전면허를 땄을때의 목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들고 영국에 들어가 유럽 여행을 차로 하는 것이었다.

3주만에 운전면허를 따고 목표했던대로 국제운전면허증을 취득했지만, 결국 영국에 있는 10개월 동안 운전은 한번도 해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그 후 나의 운전 경험은 딱 두번이었다.

한번은 전라도 어딘가였는데, 급브레이크를 밟아대며 당시 애인에게 이건 힘들것 같다는 눈빛을 투척했다.

그리고 다음번은 마의 자유로. 그때로 그 당시의 애인비슷한 사람과였는데, 브레이크를 잘 밟지 못하며 가드레일인가 세워져있는 표지판인가를 거의 박을뻔 하며 운전을 포기했었다.

그리고 올해! 저번에도 글을 올렸지만 취직을 핑계삼아 운전 연수를 받았다.

그리고 운전 연수 후 남의 차 긁기 1회, 공덕 오거리에서 택시 박기 1회, 후진하다가 놓여진 유리에 타이어 찢어먹기 1회, 언덕에 차대놓고 의자 뒤로 밀다가 안쪽 손잡이 부러뜨리기 1회를 시연한 후, 나의 운전은 조금씩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무서웠다. 저 넓은 도로를 차들이 달리는 것이 무섭기 그지없었다.

운전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운전하는게 뭐가 그리 어렵고 힘들다고 난리인가 투덜댔었는데, 이제는 보조석에 앉는것이 두려워졌다. 차들은 왜 이리 빨리 달리고, 운전 수칙은 왜이리들 안지키는지!

뻑하면 끼어들고, 뻑하면 빵빵대고, 다들 신호따위는 지키지도 않았다.

정말이지, 운전을 계속해야하는것인가 심각하게 고민이 될 정도로 운전이 공포스러워지던 순간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의반 타의반에 의해 나의 운전 실력은 나날이 발전을 해 갔다.

고속도로도 탈줄 알게 되었고, (아직도 뽀는것이 힘겹기는 하지만) 톨게이트에서 표를 뽑는 기술도 약간이나마 익혔다.

그리고!!!! 지난주와 이번주를 지내면서 나는 드디어 장거리 드라이브가 가능한 드라이버로 거듭났다!!

지난주, 애인과 친구들과 속초를 다녀오게 되었다. 당연히(?) 운전은 애인 몫이라고 생각했다. 왜나면 나보다 운전 경험도 많고 잘하니까;;; 하지만, 피로 누적과 운전 누적으로 돌아오는 길에 애인의 체력은 더이상 운전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고, 나는....나는 운전을 해야만 하게 되었다. 크흑.

속초에서 서울까지 (절반은 애인이 했지만) 운전을 했다. 내가 운전한 시간은  총 4시간. 차가 꽉꽉막혀서 사실은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뒤에 사람을 둘을 더 태웠었기 때문에 긴장도도 최고조. 여튼 그렇게 운전을 해내고 나서 장거리 운전에 약간 자신이 붙었다.

그리고 이번주. 갑작스럽게 출장 일정이 잡혔다. 장소는 김제와 구례. 음.......OTL 충정도까지는 운전을 해봤지만 전라도? 가능하기나 한 거리일까?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회사의 다른 직원을 급급급 섭외하여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실패.

그 와중에 어쩌다 나의 출장 사실을 알게된 온 가족은 난리가 났다. (그래, 우리집은 엄청난 딸 보호 집안이다.) 동생은 일정을 바꾸면 자신이 운전을 하겠다고 했고, 아빠는 김제까지만 버스를 타고 오면 아빠차를 이용해서 출장지에 나를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동생이야 그렇다고 치지만, 아빠의 저 제안은 사실 어마어마하긴 했다. 아빠가 귀차니즘을 버린 채 김제까지 나를 픽업하고 운전수까지 하겠다니... 흔들렸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가족들의 품에 안겨 살 수는 없잖아! 게다가 이건 회사 출장이라굿!!

빠밤빠 빠밤빠 빠밤빠 빰빠바바.. 그래 결심했어!!! 한번 가보는거야!!!

이힛!

그래서 금요일에 나의 운전여행은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안산 그리고 안산에서 김제. (시간이 되면 구례) 마지막으로 엄마아빠의 요청에 못이며 광주까지.

설상가상으로 금요일에는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음...하지만 이 글을 쓰는 나를 발견하다시피 나는 성공했다. ㅎㅎㅎㅎ 물론 시간이 너무 늦어서 구례는 가지 못했지만, 혼자 온갖군데를 운전하고 광주 부모님집까지 안착! 해서 한잠도 잘 자고, 서울로 좀 전에 도착했다.

광주에서 서울에 오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거의 여섯시간 이상. 중간에 많이많이 쉬었고, 비를 걱정하며 남들보다 훨씬 천천히 운전도 헀지만, 나는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

그리하여, 나는 이제 나를 드라이버캔! 이라 칭하려 한다. 으하하하하

어디든 불러만 다오! 차만 있으면 갈 수 있다.

나는야 캔드라이버이니라~

참! 전에 출장다녔을때보다 이번이 편했던 것은 모닝을 몰았던 것도 있는 듯. 전에는 소렌토를 몰았는데, 높고 커서 의자를 당기면 옆이 잘 보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모닝은 뭐! :) 하지만 역시 경차는 경차.. 흔들리고 미끌리는게 느껴지는 것이;;;;;

아.... 적당한 차가 가지고 싶다,.
2012/08/12 16:12 2012/08/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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