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 들어온 후에 이러저러한 행사들을 많이 거치게 된다. 한개의 행사를 거칠때 마다 느끼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 그리고 거기서 오는 행동의 차이이다.

 일단 12시 도착, 수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에서 우글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놀랐다. 규모가 꽤 되는 행사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대의원의 수가 자그만치 1500명이 넘는다는것. 그리고 그중에 1000여명의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당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나타난다는 점이 놀라웠다.

 사전행사가 끝나고, 나는 간간히 일을 도우면서 당대회의 진행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상정된 안건은 총 10개. 그중에서도 가장 사람들의 신경이 집중된 것은 ‘당헌 부칙 제10조 (공직선거 후보선출 특례) 개정의 건’으로 소위 '개방형 경선제를 도입할 것인가'에 관한 부분이었다. 중앙위원회가 열린 후부터 저 사안에 관한 수많은 글들이 당 홈페이지를 뒤덮고, 우리 위원회와 관련된 붉은 이반과 붉은 일반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조금이마나 저 개방형 경선제에 관해 이해를 하기 시작한 찰나였다. 사람들의 치열한 찬반논쟁과 질문들 속에서 사람들의 의견이 정리되어가고 투표를 시작했다. 나는 사찰을 맏고 있어서 대의원들의 표결 수를 세고 있었는데, 각 좌석마다 표의 숫자가 나올때마다 사람들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단상에서 발표를 하기 전에 이미 사람들은 표를 계산하기 시작하고, 사람들의 복잡미묘한 표정들이라니.. 결국 저 안건은 부결되었고, 순간 대회장은 탄성과 탄식으로 뒤덮였다.

물론 어떤 안건이든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터였다. 중앙당 내에서도 수많은 정파가 있다고 하고, 그 수많은 정파와 개인의 이해관계안에서 당은 움직여가고 있다. 하지만 일상의 업무 안에서 그러한 고리들을 발견하기는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번 당대회를 거치면서 사람들이 바라보는 관점, 지향하는 바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한다.

당직자로 일을 한다는것. 그중에서도 중앙당 당직자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점점 더 크게 느껴가고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하면서 누군가 나에게 했던 생각의 옮아감이라는 충고도 어떤 의미인지 십분 이해가 가고도 있다.

치열한 이해관계 안에서 나의 위치를 잡고, 나의 생각과 사상을 정립시켜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굳은 심지 안에서 움직이여야 한다는 점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알아야 한다. 좀 더 생각해야 한다. 내가 있는 판은 그냥 단순한 위원회의 업무만을 위한 활동의 판은 아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치열한 정치의 현장 속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 안에서의 나는 이미 내가 원하는 나로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07/03/12 23:39 2007/03/12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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