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다.

낮에 잠을 너무 많이 자서 그런가 생각을 해 봤지만, 여전히 그런것과는 거리가 멀다.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낯섦에 적응하기 위한 발버둥은 여전히 나에게 불면으로 다가온다.

낯설다.

세상이 점점 낯설어진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모든 것들마저 낯설어진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내가 있을 곳인지 조차 잘 모르겠다.

나는 진화해가며, 동시에 퇴화해가고 있다.

나는 나이들어가며, 거꾸로 어려지려고만 하고 있다.

버둥거림이 점점 심해진다.

이 버둥거림이 심해질수록,
나의 내쳐짐은 커지겠지.

하지만, 멈춤은 곧 끝을 의미한다.

내쳐나가는 것이 옳은것인가, 아니면 끝을 느끼며 멈추는 것이 옳은것인가.

이미 끝내버린 삶을 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길다.

내쳐져가더라도, 그 내쳐짐의 끝을 아직 알 수 없기에 나는 버둥거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갈 수 밖에 없다.
2007/06/18 03:18 2007/06/18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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