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나에게 잊혀져 있던 성폭력 사건이 떠올랐다.

사건이 일어난건, 11년 전. 가해자는 내가 아는 사람이지만 피해자는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
그 사건을 알게 된건 6년전, 피해자가 관련된 곳에 글을 올리면서이다.

나는, 가해자의 주변 사람들에게 글의 내용을 알리고 그 글을 삭제했다.

그리고 며칠전, 갑자기 그 기억이 나에게 찾아왔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죄책감.

지금에 와서, 난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당시, 난 글을 지우는 것으로 사건에서 한발짝 물러났고, 경과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었다.

1. 피해자와 연락해서 사과를 한다. - 난 피해자의 이름외에는 어떠한 연락처도 모르고 있다. 직접적인 가해자도 아닌, 그리고 안면도 없는 나의 사과가 그녀에게 더욱 상처만 주는건 아닐까?

2.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묻는다.  - (어쩌면) 잊고 사는 그들에게 상처를(그리고 그들 주변의 무수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그리고 그것을 들추어 냄으로써 그들이 나를 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을까?

3. 사건의 진위를 모른다. - 경과조차 모른다...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고 있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든 행동함으로써 미칠 아주 사소한 것 조차, 나는 두렵다.



            
2008/07/04 01:53 2008/07/04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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