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오전에 발표, 오후엔 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쓰건걸 다 던져버리고 블로그질 중이다.

이런 압박감있는 삶을 사실은 즐기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트레스 받고 힘든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R모씨가 말했던 활동을 줄이라는 소리는 귓전으로 흘려버렸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도 회의하는게 수업 듣는것보다는 좀 더 재밌다.
이론으로 접근하는 학문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들어왔는데,
그 이론들이 나를 잡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론으로 무장하고 활동으로 승부하는 캔디가 되자라고 다짐한게 엇그제 같은데,
무장은 개뿔, 사서 쟁여놓은 책들도 보지 못하고 있다.

아니, 보지 않고 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빼곡히 차있는 다이어리의 스케쥴을 볼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주제에,
빈 시간에는 컴퓨터질을 하고, BL을 읽는데만 몰두한다.

아마도 이게 도피가 아닐까...

현실은 나를 압박해오고, 이론은 나를 죄어온다.

위아래양옆으로 찌부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문득문득 나에게 스며든다.
그러면서도 결국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자위로 마무리 짓곤 하지만...

요즘의 나는,

피곤에 찌들은 눈을 하고서도 나름 생기발랄하다.

지금의 상태를 '아주 열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언제 내가 이정도까지 많은 일들에 몰입하면서 살아왔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걸 보니,
그래도 지금은 꽤나 열정적이고 몰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개난장판인 집과, 정리가 안된 책상에 한숨을 짓지만,
내몸을 누일 수 있는 집이 있고, 내가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인것인지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밀어부치는 시간에서도 계속 새로운 일을 계획해 나가고,
하고 싶은 일들에 참여해 나가게 된다.

(다만 문제는, 나의 이런 욕심들로 인해서 가끔은 사람들과의 시간 조율이 힘들다는 것, 특히 회의 일정의 조율이 안되는 경우는 난감해진다. 하.지.만! 나랑 회의하는 H모님은 나보다 스케쥴이 빡빡해!!! -라고 하면 사람들은 그분은 대학원생이 아니란다...라고 말을 해주긴 하지만 - 라고 위안하면서 일정 조율이 안되는건 내 탓이 아니라고 자위해 보기도 한다.)

여튼! 그래서 오늘 캔디는 밤을 샌다
밤을 새서 발제문을 다 쓰고, 발표문도 다 만들고 수업이 끝난 다음에는 회의에 가져갈 내용도 만들어서 다 가져갈테닷! 그리고 나면...콜콜자야지..라고 생각했지만, 금요일 아침까지 써야하는 보고서가 하나, 저녁까지 써야하는 리포트가 하나가 있구나...괜찮아! 토요일에 아침 내내 자면 된다 뭐..

2008/04/03 04:06 2008/04/0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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