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트워크 페미니즘 캠프, 사군자쇼를 다녀왔다. 벌써 3년째...

 

매해마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캠프였었지만, 올해는 특히나 더 특별했던 것 같아..

주위사람들을 지치게 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삶을 지내오던 나였다. 나를 돌아봐야 한다고 끊임없이 나를 세뇌시키고 세뇌시켰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었다.

어떠한 행사도, 어떠한 모임도 거의 나가지 않고, 나가도 금새 집에 돌아와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던 나에게, 캠프는 오랜만에 나만의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날들이었다.

 

온갖 핑계를 대어가며 회사를 빠져 나와 동서울터미널로 향했다. 오랜만에 보는 무영과 인사를 나누고 밥을 먹고 나니 하나 둘 오는 언니들.. 누군가의 말처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어요~였다. 어딜봐도 사군자쇼 가는 언니들이란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11가 다되어 도착한 캠프장소. 다른 언니들은 벌써부터 친해져서 삼삼오오 모여 영화를 보고 있었다. 사실 또 살짝쿵 두려워 졌다. 겉돌지 않을 수 있을까? 친해질 수 있을까? 편안하게 지낼 수 있을까? 등등-.

 

기우였던거겠지. 우리모둠 언니들 참으로 좋기만 했다. (나를 모둠둥이를 시켜놓다니! _)

 

피곤했었나보다. 이번 캠프에서는 그래도 참 많이도 잤다.

 

작년엔 거의 잠을 자지 않았던거 같은데, 이번 캠프에서는 무려 다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에 자다가 깨움을 당했다.(무려 보*언니가 나한테 땅콩을 던지며 일어나라고 했다.)

 

느낌과 기억을 적절히 기록한다는 것은 참 어렵다-.

 

, 보기만해도 눈물날 것 같던 두근거림들을,

아무것도 아닌데 너무너무 우습기만한 그 즐거움들을,

짜증이 가득해야할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즐겁기만한 그 느낌들을-.

 

- 두서없다. 아직도 내가 있어야 할곳은 당신들과 함께 있는 곳이어야 할 것 같은데,

이 숨막히는 사무실과 책상이라니..

 

당분간의 나는,

책상에 앉아 우리 별장(사택) 뒤 계곡을 그리워 하면서, 물놀이를 하던 언니들을 떠올릴테고, 무료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손님들을 보면서 함께 열에들떠 이기자고 소리치던 언니들을 떠올릴테고, 커다랗고 외로운 침대에 누워 옹기종기 모여서 함께 잠을 청하던 언니들을 떠올릴꺼다.

 

그것뿐일까. 멋진 공연들을 단시간에 척척 만들어내서 보여준 언니들의 공연은 내 머릿속 영사기에서 밤마다 돌아갈지도 모른다.

 

캠프의 힘으로 1년을 버틴다는 언니들이 있다 나도 캠프에서 쉬고 와서 한참을 기운나게 버틸 수 있을꺼다.

 

아아..캠프는 나에게 자존감을 돌려주곤 한다.

 

, 캔디.. 너 여기 이렇게 혼자 벌떡 서서 뛰어다니고 있잖아. ^-^

 

언니들의 페너지가 나에게 알게 모르게 흘러들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고마워요. 함께 즐거웠던 현실감없(up)조의 언니들. 나까지 눈물이 맺히게 했던 힘찬 지피기언니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나눠주었던 다른 언니들.

 

그렇게 껴안으며 나눠준 당신들의 페너지는 내 심장 가득한 에너지로 쌓아둘께요.

 

이런기억으로, 이런 힘으로 살아가는거잖아요.

 

, 정말 행복했어요.

 

언니도그랬죠?

 

2007/08/14 17:02 2007/08/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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