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해짐.

Diary/단상 2013/04/29 09:35
최근의 나의 운동은 끊임없는 자기 검열과 자기 비하, 지속적인 외면, 그리고 그럼에도 끊이지 않는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렁이 활동을 했을때는 무모했고, 그만큼 용기도 있었고, 그만큼 뻔뻔했던 것도 같은데,

몇년이 지난 지금의 나는 소심하고, 조심스럽고, 두려운 것이 많아졌다.

그만큼 아는 것도 많아진 것일까? 라는 기대를 조금 해보기도 하지만 아니, 조금은 더 알게 되었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장담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두려워졌다.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의 옳고 그름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재단하고, 저울질한다.

무심코 내뱉은 말을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 없이) 되뇌이고, 자책하고, 비하한다.

신중해진 것이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소심해진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당면한 "나의 할일"을 제외하고는 외면하고싶어진다.

괴롭고, 힘들고, 어렵고, 난해하고, 부담스럽다.

그것들이 내가 해 나가야 하는 일임을 알면서도 자꾸 외면하게 된다.

내가 "성자"가 될 수 없음을, 누구도 "성자"는 될 수 없음을 재 확인하면서부터,

성자가 될 수 없는 나는, 힘이 없는 나는, 그저 숨죽이고 있을 뿐이다.

당당하고, 뻔뻔하고 싶다.

더 많이 그러고 싶다.

2013/04/29 09:35 2013/04/2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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