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 이런 느낌으로 돌아오게 될것을 알면서도, 오늘도 난 결국 동아리 서울 모임에 참여를 했다.

선배들 말로는 한 3년만에 나타나는 거란다.

응, 가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선배들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들때문에 불편하기도 했고, 여러 관계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해서 그동안은 가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외면해서는 안되겠다 싶기도 하고, 역시 그들은 늘 보고픈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모두가 둘러앉아서 자기 소개를 했고, 무려 처음으로 다들 무슨 일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를 1기 선배님께 고해 바쳤다. 나도 뭐 거의 이젠 그러려니 하면서, 여성학과 대학원을 다니고 전에는 유학원과 정당에서 일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놔야 했다.

 괜찮다 이정도는....

제일 스트레스 받는건, 날 볼때마다 하는 선배들의 '잘살아-' 시리즈.

물론, 어떤이는 약간 비꼬는 것이고, 어떤이는 정말 좋은 마음으로 해주는 말이다.

하지만, 그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은 캔디는 좀 독특하고, 걱정되는 삶을 산다는 것.

오늘은 + 취한 선배로 부터 행복한가에 대한 주절거림을 잔뜩 들었다.

만나려고 나간 동기녀석은 나오지 못했고,

그나마 친한 후배들은 먼저가거나 늦게 왔고,

언니들과는 뭔가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었으며,

"그건 성희롱이죠!" 발언과 언니의 어깨에 손을 계속 올리는 취한 선배의 팔을 끌어내리며 째려봐야만 했다.

늘 그렇듯, 난 그래도 그들이 좋은 사람들이고, 나를 나름으로 참 아낀다는 사실은 안다.

오늘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회비를 남들 반도 안되게 냈고, 집이 먼데 좀 더 함께 놀자며 차비(택시비)도 지원을 받았다. 이게, 그들이 날 아끼는 방식중의 하나이다.

나도 이젠 나이를 먹어서(?) 선배들과 담배도 함께 피우고, 술을 안마셔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방식으로 나를 배려하고 함께 해 나가는 방법을 늘 찾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난 뭔가 아직도 불편하다.

너무 아끼는 사람임에도 너무 불편해서, 3차를 가자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집에 들어와버렸다.

그냥...약간은 서러운 주절거림.

2009/05/16 03:39 2009/05/16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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