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가 친구에게
이밝은진 글
조약골 곡

넌 언제나처럼 잠에서 덜 깬 피로한 목소리로
여전히 바쁘다고, 전화 못해 미안하다고 인사 했어

얼굴 한번 보여줄 여유조차 없는 네가 밉기도 하지만,
어제밤 썼다는 네 성명서 한 장에는
가난한 이들의 분노가 한 자도 어김없이 들어 있었어.

언젠가 넌
함께 걷던 동료가 세상을 향해 돌아서 갈 때 제일 슬프다고 했지
거리에서 매 맞아 죽은 농민의 죽음이 제 아비의 죽음인양 펑펑 울었고
네 가난과 모진 일거리에 부대끼는 네 육체는 언제나 뒷전이었어

예전의 동지들이 소주 맥주 안주에 지금 운동이 어쩌니 들먹거려도
그 무례함에 화내지 않고, 민중을 대하듯 조곤조곤 말해주었지
그런데 돌아서는 네 뒷모습은 참 쓸쓸하더라

남들은 그 나이에 다 가진, 아파트 분양권도 없으면서
변호사, 교수 그런 전문직 명함도 없으면서
여전히 잠 못 자고 시국 제안서를 쓰는 소주 좋아하는 내 활동가 친구

세월이 산만큼 흘러도 그래도 여전히
네가 초라하기를 네가 가난하기를 네가 명망가가 되지 않기를
그래서 늘 한 곳에서 꼿꼿하고 명예롭게 늙어가기를

그래서 내 활동가 친구
조금만 몸과 마음을 잘 돌봐주길 바래
조금만 더 지금 네 행복에 충실하길 바래
내가 존경하는 활동가 친구
돕헤드님의 활동가 친구에게 라는 노래.
올해 초에 인권활동가 대회 갔다가 듣게 됐는데, 오늘 어찌어찌 하다가 다시 한번 듣게 되었다.

그때도 지금도, 그냥 맘이 싸해진다.

요즘 특히나 이사람 저사람 아프고 바쁘고 힘든 사람도 많은데..
내가 존경하는 활동가 친구들. 힘내서, 정말 즐겁게 행복하게...그렇게 함께가고 싶을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

근데;; 저번 대운하 번개때 루드의 상상력이 부른 노래 뭐죠? ㅠ_ㅠ 혹시 아시는 분 있음 댓글좀~!! 듣고 싶어욧
2008/04/15 01:29 2008/04/1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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