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Thinking 2007/05/02 03:23
가끔 생각하는거지만, 대화는 스킬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과의 대화인지 어떤 종류의 대화인지에 따라 해야 하는 말투와 표정과 방향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가끔 나는 나의 대화의 방식이나 말하는 방식에 지적을 받곤 한다.

이야기를 하다가 나만의 세계로 빠진다거나, 뜬금없이 나만의 맥락에서 이해되는 말을 하는것, 가끔은 앞뒤 다 잘라먹고 말을 하는것. 나는 그것이 사람을 불편하고 신경쓰이게 하는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신경쓰지 조차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말하기 불편한 이야기나 이야기 하고 싶지 않는 사람과의 이야기를 할 때는,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고 거의 그저 대답만 하게 된다. 가끔은 나를 주장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그것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새삼스레 나의 대화에 문제를 느낀건 오늘 C와 전화 통화를 하던때였다. 나는 뭔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전화를 했었고, 그녀는 그녀의 주장을 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가 그렇게 느낄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녀와의 사이에서 트러블을 일으키기 싫었고, 그래서 결국은 대답만 주구장창 하고, 그녀의 이야기만 거의 듣다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결국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반도 하지 않았던것 같다. 이유는 그거였다. 그런 이야기를 해서 그녀가 혹시 불편을 느낀다면 그리고 그것때문에 내가 불편을 느낀다면 그것이 더 귀찮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게 옳은 일이었을까?
이런 우유부단함이나 귀차니즘이 그사람과 나와의 관계를 과연 건강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전에 H는 나에게 "제발 말을 하라" 라고 했고, 또다른 H는 "뭐 할 말 있지?"라면서 나에게 말을 건넬 때가 있다.
나는 말을 하지 않고도 그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그러는 것일까? 내가 말을 꺼냄으로써 그들에게 끼칠 불편이, 그리고 내가 말을 하면서 가질 그 거북함이 그리도 싫은걸까? 하지만 어차피 그말은 언젠가는 하게 될 말들 아닌가.

난 당신의 이런 면이 싫어. 난 이런 상황이 싫어. 혹은 나는 이렇게 하고 싶은데 당신은 나와 생각이 다른가 보군요.

싫은 소리를 하기 싫다. 되도록이면 하기 싫다.

하지만 가끔은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 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분명 해야 할 말이라면, 그 사람이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을 알고 있다면 사용해도 괜찮다. 나는 상처를 주려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그 사람과 좀 더 많은 소통을 원하는 것일테니까.



2007/05/02 03:23 2007/05/02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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