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어디선가 삶의조각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를 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간다는것이 쉽지는 않은 일임을 이야기하고, 사람들의 편견과 감수성을 바꾸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야기를 했었던 것 같다.

몇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찝찝하다.

다른방법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자신이 없는것일까 싶기도 하고...

"어떤 트랜스젠더들은 한국의 법/제도때문에 힘들게 살아간다."
"어떤 트랜스젠더들은 서류상 성별정정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보통의 삶이 힘들다."
"어떤 트랜스젠더들은 수술을 원하는데 그 수술은 너무 비싸고, 하지만 그들은 호르몬을 한 상태- 서류상의 성별과 자신의 성별이 외관상 다르게 보이는 상태-에서는 적정한 직업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이런 이야기들은, 너무 "트랜스젠더가 불쌍하다"로 치환이 되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너무나 이런 이야기들이 잘 먹힌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트랜스젠더가 불쌍하다는게 아니라, 불쌍하기만 한 사람들인게 아니라, 저런 어려움들을 만들어내는 불편한 감수성이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게 문제인거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게 내 생각처럼 이야기 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사례가 나오는 순간 트랜스젠더는 불쌍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트랜스젠더가 불쌍한가?

난 불쌍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편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사회적 억압을 받는 것은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게 불쌍한건가?

아니, 불쌍하다는 기준이 뭘까?

아니, 불쌍한건 나쁜걸까? 왜 난 불쌍한것을 당연시 부정적인 감정으로 연결시키는 거지?

그래, 불쌍함은 측은함과 연결이 된다. 하지만, 난 사회의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시선이 측은하고 그래서 "도와야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불합리한 시선"을 사람들이 인지하고 바꾸어 나가야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었으면 하는거다.

그들이 불쌍한게 아니라, 어떠한 너희가 잘못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다.
에효.. 글을 쓰다보니 약간 정리는 되네.. 하지만 나의 발표도 그러했을까? 사람들도 그렇게 받아들인걸까? ㅠ_ㅠ 5월에 있을 강의에는 저런 부분을 꼭 넣을 수 있게 고민해봐야겠다.  

ps. 켁. 글을 다 쓰고 나니, 대상화시키지 않고 설득하기와 글이 맞는것인가 고민이 되긴 하지만.. 일단 패쓰-ㅅ-;


2013/03/12 20:29 2013/03/12 20:29

Trackback Address :: http://candyd.com/tt/trackback/422


◀ PREV : [1] : [2] : [3] : [4] : [5] : ... [39]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