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걱정을 해줬고, 충고도 해줬고, 잔소리도 해줬지만 결국 하나도 놓지 못했다.(않았다..가 더 맞을꺼다)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5월은 결국 오고야 말았다.

다이어리 빼곡히 써있는 일정들과 가끔은 할 수 없이 겹치는 회의들을 보면서 한숨을 폭- 내쉬어 보지만, 종내는 애꿎은 내 뺨만 툭툭 치면서 "힘내자!" 이딴 소리나 하고 있다.

써야 하는 글은 비오듯 쏟아져 오고, 읽어야하는 책들도 쌓여만 간다.

계획했던 꽃다방 50% 출석은 결국 이루지 못할 것 같다.(지금까지 2번을 갔고, 앞으로 갈 수 있는 날은 많아야 4번정도이다) 유희를 위해 큰 욕심을 부렸던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빠져야만 하는 상황에 서러워지지는 않는다.

내일 발제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걱정은 이번주말에 가는 육색찬란 캠프. 캠프는 꽤나 갔었지만, 기획단으로 참여하는건 생각해보니 이번이 고작 두번째다. 나누기보다 배우기만 하는것 같아서 쪼금 맘이 무겁다.

아무리 꿍얼꿍얼 했었어도, 지난 10월말부터 쉬지 않고 달려왔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래서 내가 살 수 있었음을 알고 있다.

T가 나에게 왜 활동을 하냐고 물었었다. "즐거워서, 행복해지고 싶어서.."라고 답을 했었는데, 어쩌면 난 "살기 위해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말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서.

내가 아니어도 할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이렇게 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알지만 멈출수가 없다. 다음학기부터는 공부에 좀 더 신경을 쓰겠노라 다짐에 또 다짐을 하지만 불안하기만 하다. 멈추는 순간, 나는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른다. 숨이 넘어가던 나에게 호흡을 불어넣어준 것이, 한가닥 생명줄을 내려줬던것이 활동이었다. 그순간만큼은 즐거웠고, 행복했고,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다 잊었다 생각했는데, 그 서늘하던 나를 스스로 바라보던 기억만큼은 소름끼칠만큼 아직도 생생하다.

먹고, 자고, 싸야지 살 수 있다. 나는 활동을 해야 살 수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회의도 활동도 재미있기만 하다. 5월 6월에 잔뜩 포진해 있는 발제문들에 떨면서도 닥쳐온 행사들만 생각하면 헤실헤실 웃게 되니 원...)
2008/05/08 00:17 2008/05/0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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