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활동가라 나를 이야기 하면서,

지난 얼마간 동안 난 정말 많은 것을 잊고 살았나보다.

말로는 이런게 저런게 힘들고 이런게 저런게 불합리하고를 떠들면서도,

정작 나는, 그런걸 다 잊고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됐다. 그 속에 나오는 T-girl(그녀는 스스로를 Trans-Girl이라 부른다)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나한테 와서 박힌다.

그리고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왔던 나의 행동하나하나가 총알이 되어 날아온다.

감수성없는 사람 같으니.

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행동할 수가 있니..

늘, 좀 더 감수성을 가지고, 좀 더 예민해지고, 좀더 민감해지길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혹은 내가 상처받더라도 사람으로서, 나의 위치에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몇가지가 있는 것이다.

잊지 말자.

난, 활동가이다.
2009/05/20 01:03 2009/05/20 01:03

바이섹슈얼 바이섹슈얼 바이슈얼.

나와 평생을 함께 할 단어.

이 단어를 손에 쥐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고, 많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처음엔 그저 양성애자라는 타이틀을 당당하게 달고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좋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이론적 기반을 위해서 대학원에 들어왔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양성애자인 캔디는, 책만 쌓아놓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솔직히 불안하다.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 했고, 논문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나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고, 내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내가 함께 할 사람들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야기 임에고 불구하고,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늘 모든 것들은 머리로는 받아들여지지만, 마음으로는 불안감에 떨기 마련이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이렇게 끊임없이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수 밖에 없다.

이젠 정말 힘을 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힘이 있는 이야기를 해 나가야 한다.

양성애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이 사회에서 양성애자로 커밍아웃 하는 것에 대해서, 혹은 성소수자 사회에서 양성애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2009/04/03 16:09 2009/04/03 16:09

연애를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다.

연애를 하고 싶다는 두리뭉실한 망상은 있지만, 그와 더불어 연애를 할 수 없을것이라는 두려움만 더욱 커져간다.

일단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지금은 더 큰 상태에서,

어떤 바이섹슈얼을 만나건 레즈비언을 만나건 나의 '상황'들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것은 압박으로 다가온다.

전에 연애를 했던 어떤 친구는 '왜 그런 운동을 해야 하느냐?'라고 물었었다.

트랜스젠더 운동을 하는 바이섹슈얼. 여자보다는 남자랑 연애를 한 기간이 더 길고,

그 외에도 내가 평생을 함께 가져갈 여러 인간관계들을 다 설명하고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남자를 만난다면?

그 두려움은 배가 된다. 소위 말하는 '이판'에서,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의 연애를 지지해주겠지만, 이성연애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는 약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앞의 저런 내용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이전까지 내가 소망해왔던대로 같이 운동을 하는 곳에서 사람을 만난다는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 보이며, 이전의 연애들을 돌이켜 봤을때 그것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 또한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연애같은거 생각안하고, 혼자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활동을 하는 것은 나에게는 과거이며 현재이며 또한 미래이다. 지금으로서는 되도록이면 오랜시간 계속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욕망인데, 연애를 하면서, 남들이 하는 것과 같은 변변한 데이트도, 선물도 해주지 못할 내가 눈에 보인다.

게다가 대학원생. 과연 공부화 활동만으로도 버거워하는 내가 연애까지 할 수 있을까?

연애할 사람도 없으면서 맨날 이런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거듭하면 할수록 누구에게든 선뜻 손내미는 것이 두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질 뿐이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그사람의 삶을 지지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듯이 그사람또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봄은 다가오는데, 아직도 바람이 차다. 필시 이건 내 마음속에서 몰아치고 있는 바람들 때문일 것이다.

2009/02/25 00:18 2009/02/25 00:18

회의가 밀려온다.

고질적으로 고민해왔던 부분이다.

그 지긋지긋한 당사자 주의. 당사자 운동.

당사자가 아니면 입닥쳐라, 네가 뭘 아느냐.

난, 뭘 알고 있는걸까.

뭘 안다고 이렇게 나부렁대며 살고 있는걸까.

주위의 다른 사람보다 많은 수의 트랜스젠더를 알아서?

트랜스젠더와 연애를 한 적이 있어서?

트랜스젠더 운동을 하고 있어서?

내 가족같은 사람중에 트랜스젠더가 있어서?

나의 당위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것인가.

누군가 나에게 다시 당사자도 아니면서 나불대지 말고 입닥치라 말을 한다면....

이제까지 내가 싸워왔던 것은, 소리쳐 왔던것은, 주장했던것은.........

다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던것인가.

정말이지......... 회의가 밀려온다.

2008/12/16 02:55 2008/12/16 02:55

이번 기말을 준비하면서, 여러 싸이트를 들어가고, 글을 읽고...

혼자 환호하고 즐거워 하는 시간이 늘어간다.

언젠가는 바이섹슈얼운동일 하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아직도 유효하며 더욱 강해져간다.

그런데, 어느 누구와 할 수 있을까?

ㄹㅇ과 ㅈㅇ는 트랜스젠더 관련 글들을 번역하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그 말들이 이제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내가 읽은 이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고, 번역을 해보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막상 운동을 시작하자고 하면 누가 선뜻 나서서 함께 하자고 해줄까.

함께 할 사람이 절실해진다.
2008/11/27 21:42 2008/11/27 21:42

예전에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었던 바이 관련된 글들이 이제 하나씩 하나씩 올라오는 느낌이다. 자주 들어가는 싸이트인 ㅇㄴㄴ를 보면,
"나는 바이이다"라고 말을 하는 글들을 생각보다 쉽게 볼 수 있다.

그건 그만큼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이기도 할 것이고, 사람들의 시선에 초연해 진 것이기도 할 것이다.(같은 말인가..)

여하튼, 그러한 글들을 볼때마다 반갑기도 하고, 괜시리 우울해지기도 한다. 자신이 바이라고 커밍아웃을 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내보인 그들이 자랑스럽고, 그리고 그렇게 커밍아웃을 하게 됨으로써 받게되는 드러나지 않을 소외와 폭력에 스트레스 받을 그들에 우울해진다.

난 아직도 바이는 양쪽에서 억압을 받고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그렇게 않다라고 말해준 이들의 말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은 여전히 그러하다. 한국에서 레즈비언이나 게이가 사는데 무슨 불편이 있냐고 말하는 이성애자의 이야기와 같은 지점으로 느껴진다면 너무 오버스러운 것일까?

나는, 그리고 그녀들은 바이섹슈얼이다.

우리는 지금 당당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나의 목표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언젠가는,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우리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08/11/17 18:57 2008/11/17 18:57

요즘은 글을 볼때나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때 트랜스젠더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입을 다물게 된다.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트랜스젠더는 '젠더 이분법을 위반하고 있는 사람들'의 의미가 더 크게 읽히는 듯 하다. 물론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어떠한 의미에서 모든 게이와 레즈비언은 트랜스젠더라고 하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이미 트랜스젠더와 트랜스섹슈얼을 나눠서 생각하고 있나? 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미 운동판과 학술판에서 트랜스젠더는 다행히(?) 트랜스젠더로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고, 그에 따라(?) 트랜스젠더 운동은 젠더 이분법에 대한, 혹은 다양한 젠더에 대한 운동으로 넘어가고 있는 듯 하다. 이게 언어 혼용의 문제인지, 아니면 이사람들은 젠더위반자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트랜스젠더든 트랜스섹슈얼이든 성전환자든 뭐든, 현실은 존재하고 있고, 우리는 현실안에 존재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트랜스젠더에 관해서만은 현실을 보지 않는 것만 같다.

나에게 트랜스젠더는 전혀 불편한 존재가 아니었는데, 점점 불편한 존재가 되어간다. '젠더를 위반하는 자', '새로운 대안'의 트랜스젠더라니.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트랜스젠더는 비가시화되는 느낌이랄까.

장채원씨가 자살을 하면서, 약간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관심이 반짝하더라. 그런데, 뭐... 결국은 다 흥밋거리-.

여전히 "트랜스젠더라는 존재가 있어요~"라고 떠들어야 하고, 새로운 젠더에 대해 앞장서서 말해야 하는게 트랜스젠더 운동인걸까.

뭔가 내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트랜스젠더운동을 막 바라보기 시작하는 비-성전환자인 사람들이 '바라는' 트랜스젠더 운동은 '젠더 이분법 타파, 다양한 젠더에 대한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인것만 같아서 답답하다.

어떤걸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런것만 생각하게 되는건지, 아니면 그게 제일 중요한거라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의 가치인것인지 모르겠다.

현실에 대한 문제는 트랜스섹슈얼만의 문제가 아닌거고, 우리나라에서 소위 통용되는 '트랜스젠더'(섹슈얼을 포함한)의 문제이다. 그래, 물론 저런 문제들도 현실에 대한 문제이긴 하지. 사람들의 갇혀진 시각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고....하지만!

언제까지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두리뭉실함만을 이야기 할것인지, 난,.... 답답하고 서럽고 머리가 아프기만 하다.
2008/10/08 10:37 2008/10/08 10:37

어제 친구의 급한 제보가 들어왔다.

- 너 퀴어문화축제에서 사회봤냐? 너 커밍아웃에 나왔어. 모자이크 처리 했어도 다 알아보겠더라.

순간 많이 당황하고 패닉에 빠지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나는 빨간띠도 안하고 배째라 하고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그런식으로 방송에 나오고 싶지는 않거든-
한밤중에 미친듯이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방송을 다운받으려 했으나 하루이틀밖에 안지난지라 파일은 아직 올라오지도 않은 상태. 일단 퀴어문화축제쪽에 연락을 해놓고, 방송을 보고 이야기를 하자라고 했다.

불안과 초조함으로 하루를 보내고, 오늘 드디어 재방송을 볼 수 있었다.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지렁이 행사중 사회를 보다가, 카메라를 들고 계신 분이 press 카드를 안하고 계셔서, press 신청을 하셔야 촬영이 가능하십니다~ 라고 말을 했던 부분이었다. 그다지 문제가 되는 부분도 아니고, 몸체가 다 뭉개져서 나왔기 때문에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걱정을 했던 부분은 아무래도 지렁이 행사 부분이 나왔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전-혀 나오지 않았다)

요즘들어서 방송에 내가 노출이 된다는 부분에 대해서 두려움을 상당히 갖게 되는 것 같다. 얼마전 촛불집회에 갔을 때도, 방송 촬영 카메라만 보면 얼굴을 가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왜? 왜? 왜?

나는 무엇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걸까. 가족들이 내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알까봐? 아니면 단지 가족들이 원하지 않는 장소에 나타나는 내 모습에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설명하는게 귀찮아서?

내가 장기적으로 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면, 그리고 그 활동이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나를 드러내야만 하는 것이라면 가족들에게 먼저 커밍아웃을 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다.

어떤 커밍아웃을 나는 해야 하는걸까?

1. 난 결혼 안할꺼예요. - 이건 했고...
2. 난 퀴어운동, 여성운동을 하고 있어요. - 이것만 하면 가족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고....그냥 인권운동 차원에서 받아들이려나?
3. 난 트랜스젠더인권활동단체 지렁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 네가 그런걸 왜하냐? 네가 트랜스젠더냐? 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이건 좀 복잡해질 것도 같다.
4. 난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 이건 좀 쉬울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여성학과라는 타이틀이 있고, 그것과 관련해서 하고 있다..라고 하면, 그냥 대강 넘어갈 수 있을지도?
 5. 난 바이섹슈얼이예요 - 이것도 좀 복잡하다. 가족들이 일단 바이가 뭔지 알까? 바이라서 결혼을 안한다라고 생각할까? 그래도 남자 만나면 되지 무슨 상관이냐고 말을 하려나???

가족들과 전혀 공유가 되고 있지 않은 나의 다양한 정체성을 공유하려고 생각하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순서가 전혀 정해지지 않는다.

아..그리고 왜 커밍아웃이 두려운지 방금 깨달았다. 난 끌려내려갈까봐 두렵다. 울 엄마는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끌려내려가지 않으면 엄마가 서울로 올라와서 나랑 같이 살꺼다. 그것도 정말 싫다.

여튼, 아직은 그 때가 아닌 것 같다. 천천히 하나씩 납득이 가도록(갈까?) 익숙해지도록 해 나가야겠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부터 할지는 지금부터 생각해 보자.




2008/06/20 02:47 2008/06/20 02:47

여성영화제 영화들을 보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끊임없이 느끼게 되는것은 "그러니까, 레즈비언은 권력"이라는 것이다.

사회의 안정적 기반에서 헤테로들이 (느끼지 못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권력을 레즈비언도 가지고 있는거다. 호모사회에서 게이와 레즈비언은 "안정적으로 한 성만을 사랑하는 온전한 사람"인것이다. 바이들이 "이성애 사회로 손쉽게 편입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하지만, 그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이성애 사회로 편입되면 바이는 헤테로가 되나? 레즈비언은 (여러가지 이유로) 이성애 사회로 편입될 수 없는건가? 편입이 되면 레즈비언은 헤테로가 되나? 또 그안에서 더 많은 괴리와 고민을 겪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바이가 남자를 사귄다고 헤테로인것은 아니다.

바이가 권력으로 쉽게 편입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바이라는 존재 자체를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호모섹슈얼은 바이섹슈얼을 "반쪽짜리 호모섹슈얼"이라고 말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들에게 남자를 사귀는 바이는 헤테로인거고 여자를 사귀는 바이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레즈비언인거다.
결국 다시 레즈비언사회에서 바이는 "남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사람으로 여겨진다는거다. 돌아갈 가능성이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되는건데, 왜 그렇게 생각하나.
그리고 나도 바이에게 '데인' 경험이 있다고 말을 하는거다. 바이는 바이여서 남자도 만나고 여자도 만나는건데, 여자를 만나다가 남자를 만나면 죽을 죄를 짓게 되는거다. 결국 이성애자 할꺼면서 "순수한 레즈비언"을 가지고 논 나쁜년인거니까. 레즈비언이 결혼을 하면 "안쓰럽고"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고" 바이가 결혼을 하면 "그럴줄 알았다"라고 말을 한다.

물론 많은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모든 레즈비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말은 헤테로들이 호모를 싫어한다와 같은 맥락인거 아닌가?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지만, 그러한 사람들이 보이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공포를 겪고, 불편함을 느끼고, 그들의 무배려에 분노한다.

레즈비언이기 때문에, 아무말도 없었던 이들처럼,
바이이기때문에 난 아무말도 할 수 없기도 하다.

이성애가 만연해 있는 이 사회에서 소수이기 때문에 억압받고 있다고 느끼는 이들이, 소수자 사회에서는 또한 다수이기 때문에 남들을 억압하는 권력자라는 사실을 그들은 인지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억압받는 내가 어떻게 권력자이고 다수자일 수가 있나고 말을 한다.

하지만, 레즈비언은 그럼에도 권력이다. 느끼지 못하고 있더라도, 어떠한 사회에서 어떠한 사람은 권력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한것처럼 여자'만' 사랑할 수 없음이, 남자도 사랑하는 내 모습이 숨기고 싶은 모습이 되는것은 소수자 사회에서 레즈비언이 권력이기 때문이다.

그게 싫으면 바이끼리 놀아라! 라고 말하는 사람은 더 싫다. 세상은 따로따로 사는 곳이 아니고, 다양성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소수자들 아닌가? 다만 나는 존중하자고 떠드는 사람들이 레즈비언/게이를 기억하는 것처럼,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이성애자나 트랜스젠더호모를 기억하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도, 이곳에 존재하고 있다. 이성애자도 동성애자도 아닌 바이섹슈얼로서 존재하고 있다.

2008/04/16 01:27 2008/04/16 01:27

두 영화 모두 트랜스젠더 관련한 영화.

그가 사는 법
"내 몸이 알루미늄이어서 머리 아래로는 느끼지 못했으면 좋겠어요" "바람처럼 달리고 싶어요"라는 말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몸에 대한 부대낌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해줬던 부분.

잔인하고 비정상적인
감옥에 수감된/적이 있는 MTF 트랜스젠더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어찌 생각하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 다른 "상식"이라고 불리우는 것이 우선시되면서 무시되버리고 폭력이 된다. 사람들의 "외부성기"에 대한 생각의 전형을 보여주는것도 같다.
어디까지를, 어떤것을 우선시해야 하는 걸까.

요즘 계속해서 트랜스젠더관련 다큐를 보면서

2008/04/15 02:01 2008/04/15 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