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바이섹슈얼이라고 말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어떤 정체성이든 자신을 명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바이섹슈얼이라고 스스로를 이야기 하는것은 특별하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헤테로 사회에 내가 성소수자임을 커밍아웃 하는 것이고,

동성애자 사회에 나는 동성애자가 아님을 커밍아웃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 다에게 이해 받으면 좋으련만, 가끔은 어느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꼭 생긴다.

어떤 사람들의 말처럼 바이는 사귀는 애인에 따라 헤테로 사회에서는 헤테로인척 하고, 동성애자 사이에서는 동성애자인 척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커밍아웃 하는 많은 동성애자가 그러하듯 그것은 자신을 속이는 일인것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은 절대 아니다)바이도 나 스스로 자신에게 당당하고 싶다는 목소리인데 그게 지지받고 싶은 곳에서 마저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아는 순간 어쩌면 그들은 혼돈에 빠질지도 모른다.

그냥 두가지 정체성을 갈라내서 다른 쪽에 대해서는 아예 눈과 귀를 막고 살아야 하는걸까?

어떤 L커뮤니티에서 바이라는 글이 올라오면 "너희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가라!"라는 말을 많이 한다. 너희만의 커뮤니티라니. 얼마나 더 갈라내고 싶은걸까? 왜 바이라고 하면 "일부 양다리를 걸치는 바이"이야기를 하면서 그래서 바이가 불편하다라고 이야기 하는걸까. "일부 미친 레즈비언들"도 분명 있는데, 그들을 레즈비언으로 인정하는 것과 바이를 인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는걸까?

바이를 바이가 아니게 만드는 것은 바이섹슈얼 스스로가 아니라 "돌아오면 된다"라고 말하는 헤테로들이나 "바이는 불편하다/ 여자(게이커뮤니티라면 남자)를 만나면 레즈비언인거 아니냐 / 남자(여자) 만날까봐 불안하다"라고 말하는 동성애자들인것이다.

동성애자들은 이성애자 커뮤니티에서 겪은 상처들을 고스란히 바이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걸까? 알면서도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하는걸까?

바이섹슈얼이 바이섹슈얼일 수 있는 것은 스스로의 명명이지만,
바이가 바이이지 못하게 하는것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비판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주지해야 한다.


LGBT의 뜻과 의미를 잊지 말자. 너무나 흔히 말하는 차이와 차별을 잊지 말자.

차별받는 이들 안에서 또 되풀이 되는 차이와 차별은 없었으면 한다.





2010/08/09 19:43 2010/08/09 19:43
활동을 시작한지 4년이 지났다. 그중에 대부분을 한 단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일이고, 운동의 필요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기에 힘든 과정에서도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지금 나는 계속적인 고민에 빠져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것일까.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만으로 단체가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다들 힘들고 여유가 없다는 것이 이유가 되지 않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이 활동은 계속 지속되어야만 하는 활동인 것이다.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고, 우리가 아직도 놓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나는....... 사실 조금 버겁다.

늘 한구석에 놓여있는 고민 - 나는 당사자가 아니다 - 은 몇년이 지나도록 나를 놔주지 않는다. 당사자 단체의 폐쇄성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럼에도 내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과정들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지렁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나를 받아들여주고 이야기를 나눌 것인가? 아직도 오는 전화의 대부분은 "당사자를 만나고싶어요"이다. 나는 연결고리로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건가?

존재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단체가 의미가 있는 것인가? 이름만 걸고 있고, 홈페이지는 스팸으로 뒤덮여있고, 사람들은 모이지 않는 단체가 이미 단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한동안은 혼자라도 움직이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많은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혼자 결정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고, 혼자 뭘 해야 할지도 막막해지고,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마저 저하되는 느낌이랄까.

평생을 해나갈 운동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운동이 궤도에 오르고, 많은 활동가들이 열의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단체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싶었다. 적어도 그정도만큼은 해내고 싶었다.

누구든 붙잡고 원망하고 싶다. 지지한다면, 당사자라면, 너무 힘들어도 내가 나서서 하겠다고 좀 해주면 안되는걸까? 필요하다면서, 없애지 말아야 한다면서, 결국 그 짐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다시 돌려버리는거잖아. 어떻게 하라는거지?

누가 사무실이라도 주실래요? 누가 단 한명의 월급이라도 보장해주실래요? 아니, 그런거 다 필요 없으니까면 누가 열심히 한번 운동해보고 싶다고 와주실래요? 이 무거운 이름을 등에 업고 걸어가줄 사람....어디 없는건가요?

무거워진다. 내려놓고 싶지만 내려놓기 싫고 내려놓을 수가 없다. 외면할 수 있는 만큼 외면했고,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앞으로 가든, 멈추든 결정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온거다.

난.................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2009/12/09 16:07 2009/12/09 16:07
그 말 한마디면 설명이 되려나..쉽지 않다.

현재 나는 여자를 만나고 있다. 아니, 여자를 만나기 이전에도 '이젠' 여자만 만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점점 더 바이섹슈얼이라는 정체성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진 듯 하다. 아니, 스스로도 점점 헷갈리고 있다. 나는 바이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지금 여자를 만나고 있는 바이섹슈얼일 뿐인데, 이러한 상황이 나를 '레즈비언'으로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이 계속된다.

얼마전에 애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사람들이 내가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으면서 바이섹슈얼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어 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남자에게 끌릴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남자를 만날 생각은 없고, 여자를 계속 만날 것인 나'는 바이섹슈얼이라고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레즈비언이지만, 여자와 연애하지 않고 홀로살겠다' 혹은 '레즈비언이지만 현실적인 상황때문에 남자와 결혼할것이다'와도 약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이렇게 말하면 또 욕얻어먹으려나;;;)

그렇다면 정말 바이섹슈얼은 연애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만 설명이 가능한 것일까?

혹자들은 나에게 바이섹슈얼은 어떠한 정체성으로 가는 과정위에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정확한 설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바이섹슈얼 자체가 정체성 그 자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정체성은 스스로 규정하는 것이지만 또한 타인들에 의해서 인정받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혼자 죽어라고 바이라고 떠들어도,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레즈비언이라고 말을 한다면 나는 어떠한 부분에서는 바이섹슈얼이 아니게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정체성이란건 또 무엇이라고 말을 해야 하는걸까.

바이 이야기는 하면 할 수록 생각을 곱씹으면 곱씹을 수록 아리송 한 것이 되어간다. 또 얼마 전에는 팸/부치 이야기를 하다가 '디는 팸/부치가 아니라 그냥 '바이'야' 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순간 또 울컥 했었는데, 왜 바이는 바이로만 보여지고 바이의 다양함까지 이야기가 되지 못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헤테로 부치 이야기는 쉽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바이는 팸/부치와 연관이 안되는걸까...라는 고민.

모르겠다. 고민이 깊어져가는 것인지, 그 고민이 나에게 또한 퇴화되고 연해져만 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연애를 시작하고 '여자를 만나요'라는 말에 '그럼 레즈비언인거잖아'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고, 그럼에도 나는 레즈비언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레즈비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 하면서 성소수자나 LGBT라는 말보다 레즈비언이라는 말을 더 쉽사리 써버리는 나를 깨달으면서, 이래서 수많은 소수의 것들은 뭍혀져버리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많이 이야기 하고, 좀 더 폭넓게 이야기 하고 싶다. 하지만, 그러기엔 나 스스로도 여전히 정리가 되지 않는 이야기들.
2009/11/18 15:31 2009/11/18 15:31

드디어 열번째의 퀴어문화축제가 끝이 났다.

10회라는 엄청난 사건에 기획단으로 함께 하지 못했던 서글픔(?)이 있었고,

지렁이 부스 준비라는 난관에 봉착했었지만, 뭐.... 퀴어문화축제는 또 성황리에 끝이 났다.

하나. 지렁이 부스는 작년보다 더 나았다. 아무래도 솜사탕과 손수건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을 해보긴 한다. 덕분에 예년같이 놀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거의 없었다. (뭐, 그래도 공연은 거의 본 듯 하다)

둘. 우리의 행사들이 진행될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렇게 신나서 환호하는 우리가 있음에 감동받고, 서로 지지해줄 수 있는 우리가 있음에 감동받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얼굴을 가려야만 하는 사람이 더 많은 현실에 서러워서... 퍼레이드를 하는 내내 눈물을 속으로 삼켜야만 했다.

셋. M의 서포트로 스쿠터'님'을 '모시고' 종로까지 나올 수 있었다. 처음 멀리까지 몰아보는 125cc에 초 긴장했었지만, 집-종로, 종로-신촌, 신촌-종로, 종로-동대문, 동대문-종로, 종로-이태원, 이태원-집 이라는 어마어마한 거리를 사고 한번 없이 신나게 질주했다. 다만, 남산1호터널에서 이태원가는 길을 헤메서 좀 머리가 아팠을 뿐?

넷. 사람들이 캔디는 퀴어문화축제에서 뭘 하냐고 곧잘 묻곤 한다. 최근 몇년간 알아온 이판 이외의 LGBT 친구들에게 난 그런 사람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면 또 혼자 배시시 웃었다.

다섯. 그래서 11회에는 꼭 기획단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절대 퀴어문화축제가 멈추거나 끝나서는 안된다고, 어떻게든 꼭꼭 즐겁게 내년에도 해내자고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그대들의 땀방울과 눈물방울의 가치는 우리 모두가 알고 공감하고 있을껍니다. 그리고 그 힘을 받아서 올해를 지내고, 또 내년을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9/06/15 06:21 2009/06/15 06:21
오늘 3xFTM의 공식 개봉이 있었다. 그리고 첫번째 GV.

걱정도 되고, 긴장도 되고.... 오만감정이 교차하던 그곳에서 기어코 큰 사고가 나고말았다.

어떤 %&*^*&^*@(#한 xx가 사진을 찍은 것. 어떤 좋은 말도 나올 수 없다.

결론만 말하자면 한시간이 넘는 실랑이 끝에 사진을 돌려받고 폐기시키긴 했다.

그럼에도 계속되는 몸떨림과 분노 그리고 공포.

처음부터 걱정했던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1년여간의 공동체 상영에서 아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기 때문인지 다들 방심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사건은 터졌고, 계속되는 공포는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내내 함께 할지도 모른다.

커밍아웃을 한다는것. 그리고 그것을 대 사회적으로 한다는 것은 정말 커다란 의미이다. 나를 드러내는 일이고, 나를 알리는 이 일이 결코 쉬운일일리가 없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용기에 지지를 보내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가 없다. 그들은 과연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그 공포를 진정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사진을 찍은 사람에게 주인공은 "당신이 1초만에 찍은 사진 한장이 내 30여년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다", "내 인생을 걸고 찍은 다큐멘터리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 말이 그 사람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이것은 아직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삶의 문제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긴장하고, 걱정을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커밍아웃의 긍정적 효과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아웃팅의 공포는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산재해 있다.

잊지 말아야 한다.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난.....

여전히 두렵다.

그리고, 오늘 사건을 계기로 더 많이 두려워질 것이다.
2009/06/06 02:05 2009/06/06 02:05
트랜스젠더 활동가라 나를 이야기 하면서,

지난 얼마간 동안 난 정말 많은 것을 잊고 살았나보다.

말로는 이런게 저런게 힘들고 이런게 저런게 불합리하고를 떠들면서도,

정작 나는, 그런걸 다 잊고 살고 있는 것만 같다.

출간을 기다리고 있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됐다. 그 속에 나오는 T-girl(그녀는 스스로를 Trans-Girl이라 부른다)의 목소리 하나하나가 나한테 와서 박힌다.

그리고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왔던 나의 행동하나하나가 총알이 되어 날아온다.

감수성없는 사람 같으니.

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행동할 수가 있니..

늘, 좀 더 감수성을 가지고, 좀 더 예민해지고, 좀더 민감해지길 스스로에게 요구한다.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혹은 내가 상처받더라도 사람으로서, 나의 위치에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몇가지가 있는 것이다.

잊지 말자.

난, 활동가이다.
2009/05/20 01:03 2009/05/20 01:03
바이섹슈얼 바이섹슈얼 바이슈얼.

나와 평생을 함께 할 단어.

이 단어를 손에 쥐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고, 많은 다른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처음엔 그저 양성애자라는 타이틀을 당당하게 달고 사람들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좋았다. 그리고, 그런 나의 이론적 기반을 위해서 대학원에 들어왔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양성애자인 캔디는, 책만 쌓아놓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

솔직히 불안하다.

단체를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 했고, 논문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나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고, 내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내가 함께 할 사람들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야기 임에고 불구하고,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늘 모든 것들은 머리로는 받아들여지지만, 마음으로는 불안감에 떨기 마련이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이렇게 끊임없이 나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수 밖에 없다.

이젠 정말 힘을 내야 한다.

그리고, 좀 더 힘이 있는 이야기를 해 나가야 한다.

양성애자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이 사회에서 양성애자로 커밍아웃 하는 것에 대해서, 혹은 성소수자 사회에서 양성애자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2009/04/03 16:09 2009/04/03 16:09

연애를 하지 않은지 1년이 지났다.

연애를 하고 싶다는 두리뭉실한 망상은 있지만, 그와 더불어 연애를 할 수 없을것이라는 두려움만 더욱 커져간다.

일단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욕망이 지금은 더 큰 상태에서,

어떤 바이섹슈얼을 만나건 레즈비언을 만나건 나의 '상황'들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것은 압박으로 다가온다.

전에 연애를 했던 어떤 친구는 '왜 그런 운동을 해야 하느냐?'라고 물었었다.

트랜스젠더 운동을 하는 바이섹슈얼. 여자보다는 남자랑 연애를 한 기간이 더 길고,

그 외에도 내가 평생을 함께 가져갈 여러 인간관계들을 다 설명하고 이해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다.

남자를 만난다면?

그 두려움은 배가 된다. 소위 말하는 '이판'에서,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의 연애를 지지해주겠지만, 이성연애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는 약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앞의 저런 내용들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고 이전까지 내가 소망해왔던대로 같이 운동을 하는 곳에서 사람을 만난다는것은 점점 더 불가능해 보이며, 이전의 연애들을 돌이켜 봤을때 그것에 따르는 리스크를 감당하는 것 또한 그다지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연애같은거 생각안하고, 혼자 즐겁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활동을 하는 것은 나에게는 과거이며 현재이며 또한 미래이다. 지금으로서는 되도록이면 오랜시간 계속 활동을 하고 싶은 것이 나의 욕망인데, 연애를 하면서, 남들이 하는 것과 같은 변변한 데이트도, 선물도 해주지 못할 내가 눈에 보인다.

게다가 대학원생. 과연 공부화 활동만으로도 버거워하는 내가 연애까지 할 수 있을까?

연애할 사람도 없으면서 맨날 이런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거듭하면 할수록 누구에게든 선뜻 손내미는 것이 두려워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질 뿐이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다.

내가 그사람의 삶을 지지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주듯이 그사람또한 그렇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봄은 다가오는데, 아직도 바람이 차다. 필시 이건 내 마음속에서 몰아치고 있는 바람들 때문일 것이다.

2009/02/25 00:18 2009/02/25 00:18

회의가 밀려온다.

고질적으로 고민해왔던 부분이다.

그 지긋지긋한 당사자 주의. 당사자 운동.

당사자가 아니면 입닥쳐라, 네가 뭘 아느냐.

난, 뭘 알고 있는걸까.

뭘 안다고 이렇게 나부렁대며 살고 있는걸까.

주위의 다른 사람보다 많은 수의 트랜스젠더를 알아서?

트랜스젠더와 연애를 한 적이 있어서?

트랜스젠더 운동을 하고 있어서?

내 가족같은 사람중에 트랜스젠더가 있어서?

나의 당위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것인가.

누군가 나에게 다시 당사자도 아니면서 나불대지 말고 입닥치라 말을 한다면....

이제까지 내가 싸워왔던 것은, 소리쳐 왔던것은, 주장했던것은.........

다 쓸데없는 오지랖이었던것인가.

정말이지......... 회의가 밀려온다.

2008/12/16 02:55 2008/12/16 02:55
이번 기말을 준비하면서, 여러 싸이트를 들어가고, 글을 읽고...

혼자 환호하고 즐거워 하는 시간이 늘어간다.

언젠가는 바이섹슈얼운동일 하리라 다짐했다. 그리고 그 다짐은 아직도 유효하며 더욱 강해져간다.

그런데, 어느 누구와 할 수 있을까?

ㄹㅇ과 ㅈㅇ는 트랜스젠더 관련 글들을 번역하겠다고 이야기 했었다. 처음엔 그러려니 했던 그 말들이 이제는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내가 읽은 이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고 싶고, 번역을 해보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막상 운동을 시작하자고 하면 누가 선뜻 나서서 함께 하자고 해줄까.

함께 할 사람이 절실해진다.
2008/11/27 21:42 2008/11/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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