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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아아!

보내놓고 신나서 소리를 질렀다.

내용이 무슨 상관이며, 구성력이 무슨상관이야! 일단 드디어 내버렸다는게 중요한거다.
지난 한달가까운 시간동안 나를 누르던 것이 이제서야 사라진 느낌이다.
그래봤자 3일날 면접이 있지만, 뭐, 그래도 이번주는 잊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여튼, 이젠 맘놓고 늦게까지 놀아도 된다. 아하하
2007/10/19 10:34 2007/10/19 10:34

오마이갓.

친구와 홍대를 거닐다가 내가 누구를 봤게?

무려 우리 "큰아버지씨"를 만났다. 그것도 내가 늘상 다니는 길목 앞에서.

어색하고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근처에 산다는 말을 우물우물 하는 나에게, 큰아버지는 어디서든 열심히 살라는 말을 하고, 큰고모 아들이 얼마전에 다녀갔다는 말을 하면서 나에게 용돈을 내밀었다. 그리고, "상수역"에 사무실이 있다는 사실을 명함과 함께 알려왔다.

젠장.

반갑고 기분 더럽고 그딴거 다 필요없이, 내가 느낀건 사실 하나였다.

"홍대서도 맘대로 담배 못피우겠구나"

어쩌면 내가 지금까지 서울에서 내 맘대로 지낼 수 있었던건, 그래도 캔디는 어디서든 "반듯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어른들의 암묵적인 믿음때문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어지는 순간, 나는 아마 질질 끌려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기대치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내 몫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눈은, 저 멀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들의 기준"대로 살아내는 모습을 나는 보여야만 하는 것이다.

서울에 올라온지 2년 반. 3년이 되기 전에 큰집에 얼굴을 한번 비춰야만할 것 같다.

아- 귀찮아.
2007/10/15 23:34 2007/10/15 23:34

오늘 또 새벽부터 잠이 깼다. 일요일 아침인데(궁시렁). 뭐, 여튼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다, 그래도 주말이니 밀린 빨래를 한판 해주고 점심 약속에 나섰다. 오랫만에 만난 사람과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은 대화는 상당히 즐거운 편.
예정했던 대로, 시스터즈 발표회 연습하는데 들렀다가 회의.

생각보다 빨리 끝나버린 회의에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타 단체의 R님과 교보문고에 들렀다. 소설을 사신다길래 같이 소설 섹션에 있다가 전부터 사려고 했던 책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5권 합권판이 나와서 덜컥 구입, 전에 사뒀다가 잃어버렸던 "향수"와 내가 사랑하는 작가중의 하나인 로알드 달의  "개조심"을 구입. 그 외에도 원래 관심있어하는 베르나르 아저씨의 "파피용"과, 로알드 달보다 더 위트있다는 모 작가의 "뼈모으는 소녀" 그리고 순전히 개인적 관심으로 "여자만의 나라"라는 책과 "소녀 소녀를 만나다" 그리고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박사의 어렸을적 이야기로 추측되는 "한니발 라이징"을 구입했다. 그리고도 뭔가 죄책감이 들어서 공부해야지!!!를 부르짖으며 전부터 사야했지만 못샀던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정체성이론"을 구입했다.

총 아홉권이구나.

투덜거리면서 책을 들고오면서, 그리고 집앞에서 먹을 것을 잔뜩 사서 우물우물 씹고 있는 나를 보면서 문득 깨달았다.

"또 도피질이로구나"

"또 도망가려는거니?"

사실, 나에겐 지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회사 일도 회사 일이려니와, 영화제에 상영할 영화관련한 일도 있고, 다음주 내로 학업계획서와 라이프스토리도 적어서 보내야 하며, 발표회도 일주일 밖에 안남아서 연습해야하고, 그 외에도 받는 강습에 빠질 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엉크러진 내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시간이며, 다시 엉크러지고 있는 내 방(!)도 살펴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사놓고 뒤적이고 있다. 물론 R의 글에서 처럼, 글이 안써질때는 다른일을 하는것도 괜찮기도 하겠지만, 마음이 너무 급하기만 하다.

나는 어서 빨리 모든 것을 이루어 내야만 하고, 완성해야만 하고, 다 해내야할 것만 같다.

그리고 어서빨리 "정말로" 괜찮아서 "반짝반짝 웃는" 캔디의 모습을 보여줘야만 할 것 같다.

모든게 스트레스고 억압이다. 하지만 이 스트레스가 끝나면 난 정말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해내야 한다는 생각 - 하지만 하기 싫고 할 수 없다는 생각 - 들 외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행복은 누구의 강요로도, 어떠한 강제적 움직임 그리고 두드림으로도 오지 않는다. 행복은 그야말로 스스로의 마음이 따뜻하다고 외치지 않는한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게 아닐까 싶다.

더이상 "행복하고 싶다"라는 인생 목표따위는 잡지 않을테다.

그냥 당연스레 언젠가는 행복하다 느낄 때가 있겠지..라는 느낌이면 충분할 것같다.

여튼!!!

그래서 일주일 남았다!! 좀 하자!

2007/10/14 23:25 2007/10/14 23:25

암담하다. 학업계획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건지, Life story는 어떻게 써야하는건지. 내가 과연 어필이 될 것인지. 내가 공부하려는 주제가 맞기는 맞는건지. 해보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것이 머릿속이 텅 빈것만 같다.

분명 결심한것은 추석무렵이니 이미 꽤 시간이 지났는데, 내야하는 서류도 알고 있었으면서 왜 아직도 준비를 안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오늘도 문서창만 열어놓고 어떻게 하지..라고 고민만 하고 있다. 학업계획서에는 그래도 어느정도의 학문적인 이야기와 관련 서적들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이나 그런 단어들을 사용해야 한다고 친구가 알려주었는데, 내가 아는건 아무것도 없잖아. 이런 기초적인 지식조차 없으면서 나는 과연 공부를 시작할 수나 있을까.

아아..암담하다 암담하다.

게다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고, 자막추출도 해야 하는데, 그건 언제하나...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꼭 다 써서 보내버리고 말테다. 할 수 있을꺼야. 아자아자 ㅠ_ㅠ
2007/10/11 00:29 2007/10/11 00:29

* 다 그만두라는 목소리가 허공에서 산산히 흩어졌다.
  
* 너도 나도 버려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만 같아. 그렇지 않을 능력이 충분히 있으면서. 우스울 따름이야

* 결국은 혼자 끅끅대고 울꺼면서, 왜 이지랄인지 모르겠어.

* 수요일의 J와 목요일의 H

* 두번째 간 명동의 까페. 그래 당신은 좋은 상담 상대인것이 맞긴 한가봐.

* 꾸역꾸역 먹어넘긴 토스트. 맛있더라. 고마워. 고맙다고 몇번을 말해도 고마운건 고마운거야. 내가 누굴 잡고  그딴 소리를 하겠어.

* 미친듯한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어. 다 해낼꺼야

* 해내다가 쓰러지면 더 좋을것 같아. "극적"이잖아.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

인정해버려야해.

그럼 더욱 편해질지도 몰라.
2007/09/28 16:51 2007/09/28 16:51

내 온마음을 던져넣고 사랑을 하느라, 튀어나오는 마음을 받아안아주던 사랑을 알지 못했다.

웃고 있는 마음이 무너져 내일때까지 나는 그렇게 앞으로 뛰어가고만 있었나보다.

문득 돌아볼 시간이 너무 늦었음을 깨달았을땐 이미 사랑은 사라지고 난 후였다.

이젠 어떤 사랑도 어떤 마음도 놓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쉬는 동안 내가 내 생각만 하던 그동안 무너지는 사랑도, 허무함만 남은 마음도 있었다.

내 탓이 아니라고 누가 나를 위로 할 수 있을까.

내가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그 사람은 지금 저렇게 아파하지 않았어도 될 것이고, 내가 조금만 타이밍을 잘 맞추었더라면 이사람은 이렇게 헉헉대지 않아도 되었을지도모른다.

다 내 탓이다. 다 내 탓이다.

이제 난 내 짐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한다.

어깨가 무너지는 한이 있어도 그냥 내가 들고 걸으련다.

더 올려놓는다면 어떻게든 들고 가련다.

난, 괜찮아야 하고 괜찮을 수 밖에 없어야 한다.

그게 이제 나의 몫이고 내가 선택한 방법이다.

2007/09/17 18:33 2007/09/17 18:33

지난 주말

Diary/단상 2007/09/03 18:15
오랫만의 일상 돌이키기.

* 지난 금요일. 세상에서 제일 바보같은 짓을 감행하고 홍대로 고고. 간만의 혼자 즐기는 저녁시간 선물. 아랑에서 드디어 기네스 한병을 꼴깍꼴깍 다 마시다.
* 토요일. 회사가 끝나고 "한국에서 성적소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가족들을 위한 포럼" 참석. M의 동생이 함께했다. 발랄하고 괜찮은 아해. 당연히 아껴야 하는 것이 가족이라고들 하는데, 나에게 아직도 가족은 어찌해야 할바를 모르겠는 대상이기도 하다. 간단한 지렁이 회의 후 귀가. 조금 우울해져버린 밤.
* 몇달만에 강습 참여. 40여명도 넘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연습실을 보니 기분이 새삼 좋아진다. 간만에 배가 고플정도로 열심히 춤을 추고, 몇주만에 정말 우걱우걱 '맛있게' 밥을 두그릇이나 해치우다. 이리저리 오랫만에 끝까지 뒷풀이 참석. 하지만....비오는 거리를 한시간동안 배회하다 집에 돌아왔다.

* 머리를 잘랐다.  좋은친구 *다가 잘라준 머리는 썩 마음에 든다. 1년여만에 휑해져버린 뒷머리가 아직은 어색하다...
2007/09/03 18:15 2007/09/03 18:15

이 글은 candyd님의 미투데이 2007년 8월 28일 내용입니다.

2007/08/29 04:31 2007/08/29 04:31

최근 언제부터선가는 내가 그다지 어리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물론 누군가에게 나는 아직도 어린 나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이 나이는 그다지 어린 나이게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다.

10대의 후반과 20대의 초반에는 10년후의 미래를 상상하곤 했고, 10년의 계획을 세워나가곤 했다. 어쩌면 난 그만큼 삶에 대한 목적이 분명했던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계획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는 어찌어찌 잘 지켜나갔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든 삶을 내 손으로 끌고 나가야 하는 시기가 오면서부터, 나는 나의 계획같은것은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었다.

지금 나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가. 그냥, 외국에 나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다음달에도 내가 이일을 하고 있을지 의심스러워한다.

나를 오래 알아온 어떤이는 제발 꿈을 찾으라 이야기를 하고, 나는 아직도 나에게는 꿈이 있다 주장한다.

나의 꿈은 무엇일까.

나의 나이듦은 어떤모습이고 싶은가.

나는 이제 더이상 어린 아이가 아닌데, 좀 더 현실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이인데..

아니, 하지만 아직도 꿈꿀 수 있는 나이라고 하는데.

나는 꿈을 꾸지도 현실을 바라보지도 않고 있다.

나이듦에 분명한 공식따위는 없을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공식에 따라 자신의 나이듦을 계획해 나가겠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나의 공식을 만드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답을 찾는 과정에서 나의 미래를 난 바라볼 수 있게 될까.
2007/07/23 18:28 2007/07/23 18:28

霧坑에 빠져버린 개고냥이.


도도하던 고양이 한마리가 길을 걷는다.


늘 그러하듯, 위도 아래도 보지 않고 그렇게 걷다,


霧坑에 빨려들어가버렸다.


한치앞도 보이지 않고, 막막한 이곳에서,


고양이는 두려움과 함께 포근함을 느낀다.


푸석푸석한 안개는, 두려움보다 폭신함을 건네주고,


희미한 물냄새는 차라리 위안을 건네준다.


고양이는 어느새 고양이가 아닌 것이 되어,


霧坑 안에 머무르며, 霧坑안에서 떠도는 개고냥이가 되어버린다.


뭐가 좋을것도 없는 저 막막한 곳이,


어떤 이에겐 한없이 포근하기만 한 그런곳이 되기도 한다.

2007/07/09 13:59 2007/07/0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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